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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제는 경협이다]'대동강의 기적' 꿈이 아니다…투자 물꼬트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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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신인도 상승·소비투자 진작 등 기대"

"경협, 올가을 준비기간"…"시기상조" 지적도

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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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남북 정상회담에 더해 북미 정상회담까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한반도에는 한강과 대동강의 기적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 경제지도를 다시 그릴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회담은 북핵이라는 불안요소를 걷어내면서 우리 경제 전반을 억누르던 '코리아 디스카운트'을 완전히 극복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다 실질적으로는 남북 경협이 본격 논의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종전·평화체제로의 이행에 진척이 있다면 국가 신인도가 상승하면서 외국인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반면 남북 간 회담이 성사된 사실만으로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건 시기상조라는 경계감도 나온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 의지이며, 자칫 양측이 이를 두고 반목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투자 진작에 관광 활성화까지

이번 정상회담이 우리 경제에 가져올 확실한 이점은 대북리스크 완화다. 이로 인해 한국 경제의 토대가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단 북한의 잇단 도발과 대남위협 등이 억제되면서 소비·투자심리 개선과 관광업계 활성화가 예상된다.

아울러 올해 미국의 단계적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본유출 압력을 낮추는 데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이 같은 내용의 이주열 총재 인사 청문회 보고서를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했다.

한은은 이 보고서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경제 주체의 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민간소비 및 투자 진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 소비자심리지수와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남북관계가 개선된 지난해 말부터 하락 추세다.

남근우 한양대 정외과 교수는 "남북회담에 북미회담까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한반도에 한강과 대동강의 기적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경협 기대감에 기업도 정부도 '준비태세'

내년부터 남북경협이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감 역시 우리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기업과 정부의 협력 속에 남북경협에 대비한 투자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남북경협은 우리가 북한산 해산물을 구매하는 등의 단순교역과 개성공단을 비롯한 위탁가공 형식에 국한됐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경제노선'으로의 변화를 선언하고 과거 경협 방식은 이익 창출에 한계가 있는 만큼, 북한은 앞으로 대규모 해외 투자를 원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 대다수의 분석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남북·북미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는 것이 전제다. 하지만 남북경협은 우리나라를 중국·러시아 등 '대륙경제'와 연결한다는 점에서 한반도 경제지도 확장으로 이어진다. 조기에 준비해둘 가치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과거 남북경협을 주도해온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앞서 <뉴스1>과 인터뷰에서 경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며 "상황 변화에 대비해 내부 점검 등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채비에 나서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남북경협은 이번 회담의 의제가 아니라 조심스럽다"면서도 "(추후 있을 경협에 대비해)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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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평양 대동강 다리에서 무궤도 전차가 운행하고 있다.2018.4.2/뉴스1 © News1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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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대감, 시기상조지만 유의미"

반면 한국 경제와 관련한 장밋빛 전망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많다.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협이 대북제재를 비껴갈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북한 비핵화 과정은 리비아·이란의 선례보다 훨씬 험난할 것으로 분석된다.

박순성 동국대 북한학 교수는 "경협 추진 범위는 미국의 유연성 발휘에 달려있는데, 트럼프 정부는 제재가 북한을 대화로 끌어냈다고 판단하고 있기에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근우 교수는 빨라도 내년이 돼야 확실한 전망을 내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2년 정도의 시계를 갖고 봐야 한다"며 "북미회담 등 향후 논의에서 북한이 핵 불능화와 검증까지 수락한다면 대북리스크와 제재 완화가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단기간에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경제계에 감도는 기대감 자체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박순성 교수는 "철도·가스관 연결 등의 본격적인 남북사업은 구상부터 실행까지 긴 시간이 걸리기에 밑그림을 그리는 건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잘 진행된다면 올가을은 경협 준비기간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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