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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국민株'로 거듭나는 삼성전자, 주주가치 제고 힘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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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반준환 기자] [삼성전자 액면분할] 50분의 1로 액면분할, 신주상장 후 수급에 긍정적 영향 기대

머니투데이

삼성전자가 증시에서 처음 거래된 것은 1975년 6월 11일이다. 당시 1131원이었던 주가는 252만원(25일 종가기준)으로 2228배가 됐고 현재 시가총액은 320조원이 넘는다.

부동산 수익률 측면에서 최고라 일컫는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뛰어넘는 것이 삼성전자다. 압구정 현대는 1977년 3.3㎡당 55만원에 분양했는데 현재는 110배 가량 오른 평당 60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됐으나 정작 투자자들과는 보이지 않게 느껴지는 거리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주당 가격이 200만원을 훌쩍 넘다 보니 매매에 부담을 느끼는 개인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상황이 더했다. 2014년 이전에는 코스피 주식거래 최소 단위가 10주였고, 이 때문에 1500만원 정도는 있어야 거래가 됐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전유물이 됐다.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등 곳곳에 보이는 삼성전자지만 막상 주식시장에 들어가면 상황이 달랐던 것이다.

삼성전자가 상장 후 43년 만에 처음으로 액면분할(5000원→100원)을 결정한 배경이다. 액면분할을 통해 주가는 현재의 50분의 1인 5만원대로 낮아진다. 반면 상장주식 수는 64억주(보통주 기준) 가량으로 늘어난다. 개인도 삼성전자를 1000주, 1만주 단위로 사고팔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액면분할을 위한 거래정지는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다. 5월4일부터는 5만원대 삼성전자를 볼 수 있다.

이번 조치는 다른 황제주 기업에도 미치는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을 통해 거래 활성화, 주가상승 효과를 거둘 경우 증시에 액면분할 바람이 불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도 이번 액면분할 배경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꼽았다. 접근하기 힘들던 황제주에서 누구나 살 수 있는 국민주로 몸값을 낮춤으로써 개인투자자에게 더 많은 접근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자본력을 갖춘 외국인과 기관의 포트폴리오에 좌우됐다"며 "이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는 묻힐 수밖에 없어 이들의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지분은 외국인이 52.2%로 절반 넘게 차지하고 삼성물산 외 12인 등 특수관계인이 20.2%, 국민연금 9.6%를 들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지분율은 5%대에 그친다.

삼성전자가 50분의 1이라는 통 큰 분할 비율을 택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택하는 비율인 10분의 1로 분할할 경우 주가가 25만원대로 낮아지긴 하지만 개인이 접근하기엔 여전히 비싸다고 본 것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은 지난달 2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액면분할 비율을 50분의 1로 정한 것은 코스피 평균 주가인 5만원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 액면분할로 투자자 저변 확대에 따라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수급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5월 4일 신주가 상장되면 삼성전자 일 평균 거래량은 30만여주에서 1500만주여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SK하이닉스 일 평균 거래량(460만주)의 3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신아름 기자 peut@, 반준환 기자 ab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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