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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정상회담 '판' 주도한 김정은, '비핵화' 대반전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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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남북정상회담프레스센터(고양)=박소연 기자] [the300][2018남북정상회담 어벤저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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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리측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을 만난 모습을 지난 3월6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명실상부한 설계자이자 주인공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까지 핵·미사일 고도화에 골몰하며 '마이웨이' 행보를 보인 그는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전면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선언하며 스스로 회담장에 나왔다. 현재 전세계의 시선이 판문점에서의 그의 결단에 쏠려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1일 신년사에서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있다"며 대미 핵위협을 과시하면서도, 우리 정부에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남북당국 대화를 언급하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다. 이후 김 위원장 지시로 1월3일 판문점 연락채널이 23일만에 개통되면서 남북관계가 급진전됐다.

그는 지난 2월 평창올림픽 개막식 참가를 위해 방남한 자신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평양 방문을 '파격' 제안했다.

이후 지난 3월 초 방북한 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과의 접견에서 4월 말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하는 한편 '한반도 비핵화 의지'와 함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판'을 또다시 흔들었다. 미국에도 비핵화 협의를 위한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선제안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대화 제의를 전격 수용하면서 역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숨가쁘게 진행된 남북관계 진전과 남북·북미정상회담 국면 곳곳에 김 위원장의 파격 승부수와 전략이 있었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은둔의 지도자'라는 기존 이미지에서도 탈피했다. 자신의 정상회담 외교 데뷔전이었던 특사단과의 접견·만찬자리에서 호쾌한 웃음을 짓고 큰 제스처를 섞어가며 적극적으로 대화를 주도하는 의외의 면모를 드러냈다. 지난 1일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에 깜짝 등장해 우리 가수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기념촬영하는 이례적 행보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일 남북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다는 결정문을 채택, 또 하나의 승부수를 던졌다. 특히 '경제-핵 병진'이란 당의 전략노선을 '사회주의 경제건설'로 새롭게 변경하면서, 북측이 미국과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완전한 비핵화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2011년 12월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20대 나이에 최고지도자에 올랐다. 김정일의 셋째부인이자 북송 재일교포 출신인 고용희의 차남으로 태어났으며 2000년대 후반에야 김정일 후계자로 거론됐다. 집권 초기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해 대외적으로 핵무력 완성을, 대내적으로 인민 경제번영을 추구했다. 10대 시절 그위스 베른 국제학교에서 수학한 유학파로, 시장경제 체제인 장마당을 활성화해 인민의 숨통을 트여주는 등 선대와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최근 북한을 정상국가화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프레스센터(고양)=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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