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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백화점도 대형마트도 ‘점포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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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악화된 매장 잇단 매각·전환…온라인 매출 증가·불황 등 영향

경향신문

대형 유통업체들이 부실 점포 정리에 나서며 ‘군살빼기’에 들어갔다. 유통규제 강화와 모바일 쇼핑의 부상, 장기불황으로 인한 가성비 트렌드의 확산을 비롯해 영업환경이 갈수록 나빠지자 내실경영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백화점 1위 업체인 롯데백화점은 25일 “지하철 1호선 안양역사 내 안양점 영업권을 매각하고 향후 부평점과 인천점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일 상권에 2012년 3월 롯데 평촌점이 개장한 이후 안양점 매출이 급감하자 영업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점포 정리를 결정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지적에 따라 부평점과 인천점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점포 정리도 검토 중이다. 그간 꾸준하게 몸집을 불려온 롯데백화점이 부실 점포 정리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빅3’의 신규 출점이 멈춘 상태에서 폐점이 시작된 것이다.

이에 앞서 이랜드그룹은 범계역에 자리 잡은 NC백화점 영업을 중단했다. 인근에 롯데백화점이 있어 매출이 감소한 데다 뉴코아아울렛 평촌점과의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백화점의 경우 지역 내 경쟁이 심해지면 수익이 악화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 업계도 군살빼기 중이다. 이마트는 사업 개시 24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폐점에 돌입한 후 경영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 학성점과 인천 부평점, 대구 시지점 매각에 이어 지난 3월 일산 덕이점을 추가로 매각했다. 지난해 4월부터는 하남과 평택 부지를 매각하는 등 투자 효율성이 떨어지는 자산도 처분 중이다. 적자 점포를 정리하고 추가 자금을 확보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상권이 겹치는 점포를 폐점하거나 수익성이 높은 업태로 간판을 바꿔 다는 방식으로 매장운영을 다듬고 있다. 2013년 롯데마트 영등포점과 도봉점이 대형창고형 할인매장인 ‘빅마켓’으로 전환됐고 2014년 롯데마트 항동점을 정리하며 ‘백화점 팩토리 아울렛’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2017년에는 김포한강신도시점을 열며 기존 김포점을 폐점했다.

전국 142개 점포를 운영 중인 홈플러스는 오는 9월 동김해점과 11월 부천중동점 2곳을 연이어 폐점할 계획이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군살빼기에 나선 이유는 온라인으로 빠르게 소비시장이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8.6% 늘어난 반면, 10년 전만 해도 8~10%에 달했던 ‘빅3’ 백화점의 영업이익률은 3~5%대로 반토막 났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가 이익이 좋지 못한 비효율 점포를 과감하게 매각, 폐점하는 한편 고객을 붙잡아둘 체험형 콘텐츠 매장을 늘리며 저성장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롯데백화점은 27일 아울렛과 영화관이 있는 롯데몰 군산점을 열고 올해 하반기에는 프리미엄아울렛 용인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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