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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어벤져스3’ 관전 포인트, 전문가에게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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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나름의 대의 가진 빌런 타노스

입체적 캐릭터로 개연성 부여

결말이 마음에 안 들 수 있지만

다음 편으로 이끄는 엄청난 떡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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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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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을 총정리한 ‘시즌1’의 클라이맥스이자, ‘시즌2’를 준비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드러낸 마블의 역작.”

25일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이하 <인피니티 워>)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이렇다. 지난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올해 2월 <블랙 팬서>까지 18편의 슈퍼히어로 영화를 내놓은 마블은 장엄한 대서사시(시즌1)를 화려하게 갈무리할 19번째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꺼내 들었다. 팬들에겐 지구와 우주, 마법의 세계관이 하나의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황홀한 경험을 할 기회다.

뚜껑을 연 <인피니티 워>는 화려한 액션, 한층 업그레이드된 수트와 무기, 역대급 존재감을 뽐내는 빌런(악당), 예상을 비껴가는 파격적 전개로 149분의 긴 러닝타임 내내 지루할 틈 없이 관객을 휘어잡는다. 줄거리는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우주의 운명을 좌우할 6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모으려는 최강 빌런 타노스와 이에 맞서는 23명의 히어로군단의 대결이 뼈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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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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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강 빌런 타노스 토르와 로키가 이끄는 아스가르드인의 우주선을 초토화하며 등장하는 타노스는 초반부터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한다. 타노스는 마인드·스페이스·리얼리티·파워·타임 스톤, 그리고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있었던 소울 스톤까지 6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쫓는다. 모두 모아 인피니티 건틀렛을 완성할 경우, 손가락을 한 번 튕기는 것만으로도 우주의 절반을 파괴할 가공할 능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타노스가 스톤을 쫓는 이유다. 타노스는 ‘한정된 자원을 가진 우주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난 인구가 불행을 야기했다’고 믿고, 생명체의 절반을 없애 질서를 세우겠다고 결심한다.

김봉석 평론가는 “복수심과 분노, 욕망의 집합체로 그려졌던 여타 빌런과 달리 타노스는 나름의 ‘대의’를 지닌 존재로 그려진다. 뿐만 아니라 딸 가모라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인간적 면모도 보인다. 이러한 캐릭터의 입체성은 타노스의 ‘폭주’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하며, 이어질 파트2의 전개도 단선적이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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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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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어로의 유기적 결합 그간 지구, 우주, 마법 세계로 나뉘어 있던 히어로들은 이번 영화를 통해 크게 세 공간에서 조우한다. 타노스의 공격에 빈사 상태로 우주를 떠돌던 토르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오갤)팀과 만나고 이들 중 너구리 로켓·그루트와 일행이 돼 타노스를 무찌를 새 무기를 만들러 떠난다. 가오갤의 나머지 멤버 스타로드·가모라·맨티스 등은 닥터 스트레인지, 아이언맨, 스파이더맨과 합류하고 타이탄에서 타노스와 대결한다. 나머지 어벤져스 멤버들은 블랙팬서의 고향 와칸다에 총집결해 마지막 일전을 치른다.

정지욱 평론가는 “히어로들이 세 공간에서 만나고 세 무리가 각각 타노스와 대결을 벌이는 과정이 무리 없이 매끈하게 연결되며, 그 가운데 지구와 우주, 마법 세계가 자연스럽게 교차한다”며 “23명이나 되는 히어로가 등장하지만 모두의 존재감이 빛을 발하도록 이야기가 짜인 점도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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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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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하고 정교한 액션 <인피니티 워>에서 두드러지는 액션은 타이탄과 와칸다에서의 결전이다. 가오갤 스타로드 일행과 닥터 스트레인지·아이언맨·스파이더맨이 타노스와 벌이는 ‘타이탄 전쟁’은 신비한 마법과 최첨단 무기가 교차하는 화려한 액션의 향연이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마법으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닥터 스트레인지와 한층 업그레이드된 수트를 입고 공중전을 펼치는 스파이더맨·아이언맨의 움직임은 관객의 혼을 쏙 빼놓을 만하다.

어벤져스 멤버와 블랙팬서 군대가 펼치는 후반부 ‘와칸다 전쟁’은 입이 떡 벌어질 물량 공세로 승부한다. 제작진은 실감 나는 화면을 만들기 위해 미국 애틀랜타의 3642만㎥ 규모 농장에 아프리카 와칸다 왕국을,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우주 공간을 재현해냈다.

정 평론가는 “전투의 정교함과 화려함뿐 아니라 거미 다리가 장착된 스파이더맨의 첨단 수트, 와칸다의 기술력으로 만든 어벤져스의 새 무기 등 메카닉적 상상력이 이전 작품을 확실히 뛰어넘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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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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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블답지 않은 파격적 결말 “작별하는 히어로가 있다”는 마블 수장 케빈 파이기와 루소 형제 감독의 말에서 예상했듯, 실제로 타노스와의 대결 과정에서 몇몇 히어로가 죽음을 맞이한다.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마블식 유머가 웃음을 자아내지만 결말을 향해 갈수록 분위기가 어둡고 무거워지는 이유다. 매번 ‘히어로의 승리’로 기분 좋게 영화관을 나섰던 팬들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법도 하다.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끝까지 기다려봐도 하나뿐인 쿠키 영상마저 암울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기대를 배반한다.

김 평론가는 “결말이 팬들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지만, 이는 결국 다음 편으로 발길을 이끄는 엄청난 떡밥이다. 파트2가 나오기 전까지 덕후들이 기대와 희망을 담은 수 십 가지 시나리오를 내놓으며 관심을 증폭시킬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목해야 할 것은 마블이 이번 작품을 통해 시즌1을 마무리하고 앤트맨·블랙팬서·캡틴 마블 등을 주축으로 한 시즌2를 자신있게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유선희 서정민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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