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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남북경협 기대감 솔솔…해운·조선업 수혜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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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들 “너무나 먼 얘기…지켜봐야”

외항보다 내항 해운사에 유리할 것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악화일로를 걷던 남북 관계가 급속히 개선되면서 해운·조선업의 수혜를 전망하는 증권가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남북 간 경제협력(이하 경협)이 본격화하면 북한의 도로 인프라가 취약한 만큼 연안 운송이 늘 것이란 전망에서다. 그러나 관련 업계는 “기대하기엔 너무 이르다. 먼 얘기”라며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지배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대한해운 등 국제교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외항(外航)사업의 국내 대형 해운사들은 남북경협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다. 북한 리스크가 낮아지면 글로벌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큰 수혜는 없다는 입장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주로 중동이나 호주로의 운송이 대부분”이라며 “남북한 간 바닷길이 열리면 연안에서 이뤄지는 내항(內航) 사업을 하는 해운사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항 해운업체들의 경우 일부 수혜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국해운조합 관계자는 “일단 막혔던 항로가 터면 물동량(일감)이 있게 마련”이라며 “정치 바람까지 타면 물동량 증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나진항은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항 및 중국과의 접점 지역으로 2010년 천안함 폭침 뒤 5.24조치 이전인 2005년께 북한을 지렛대 삼아 해운업 활성화를 꾀하려 했던 구상들이 있었으나 실현되지 못했다”며 “다만 해운업 자체가 전후방산업(기계부품, 자동차, 조선, 항공 등)인 만큼 물동량이 어느 정도 받쳐줘야 활성화가 가능하다. 일련의 계획들은 후속조치일 뿐 물동량 증가가 먼저”라고 지적했다.

증권계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신북방정책이 러시아의 극동개발과 맞물려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러시아의 북극항로 활성화가 해운업계와 러시아와 합작해 쇄빙선 등을 건조하는 조선소 건립사업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대상선의 경우 한·러 기업협의체와 해운 항만 개발 지원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고 귀띔했다.

현대상선 측은 “북극항로 개발은 러시아와 긴밀한 협조가 이뤄져야 한다”며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나온다면 해운계 활성화에 도움이 되겠지만 너무 이르다”고 봤다.

조선업계 역시 “너무 앞선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조선업 한 관계자는 “과거 남포와 안변에 조선업협력단지를 건설해 남측의 자본·기술과 북측의 노동력을 결합한 투자협력사업 설계도 있었다”며 “당시 조선업황이 좋았을 때 이야기다. 지금은 일감부족으로 180도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북극항로 활성화 계획을 진행 중이지만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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