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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6월 WC 8월 AG… 토트넘 설득, 결국 손흥민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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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6월 러시아 월드컵과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손흥민이 해야할 일이 많다. 토트넘과의 협상이 중요한데, 스스로의 의지가 중요하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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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클럽들은 대개 자신들이 보유한 유능한 선수가 '밖(국가대표)'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원치 않는다. 톱클래스 선수라면 더더욱 그렇다. 국가대표로 차출돼 A매치를 뛰면서 발전할 수 있는 위치의 선수라면 내어주는 것이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어느 정도 레벨에 오른 선수, 당장 주축인 선수의 외도는 그리 달갑지 않다.

차출 기간만큼 리그 경기를 소화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고 대표팀을 다녀오면 아무래도 체력소모가 커 에너지와 컨디션을 채우는 것에 또 시간이 소모되는 까닭이다. 혹시나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무조건 보내줘야 할 때가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대회나 지정한 A매치 데이 때 국가의 요구가 있다면 클럽은 해당선수를 의무적으로 내줘야 한다. 하지만 FIFA 대회가 아니거나 A매치 기간이 아닌 때 열리는 평가전 때는 차출에 응하지 않아도 무관하다.

아무래도 '의무'가 아니라면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선수의 의지가 강하면 마찰을 빚는다. 조만간 한국 선수가 이런 줄다리기 사이에 놓일 전망이다. 손흥민 이야기다.

오늘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U-23 축구대표팀의 김학범 감독이 유럽파 점검을 마친 뒤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2일 출국한 김 감독은 황희찬(22·잘츠부르크), 이승우(20·베로나), 백승호(21·페랄라다) 등 아시안게임에 뛸 수 있는 연령 자원들을 염두에 두고 스케줄을 짰다. 와일드카드 대상자인 손흥민은 애초 체크 대상이 아니었으나 일정이 맞아 훈련을 지켜보고 함께 식사도 나눴다.

입국 후 김학범 감독은 "대회에 나가고 싶어 하는 선수의 의지를 확인했다. 러시아 월드컵이 당연히 우선이지만, 손흥민 스스로 아시안게임에 나가고자 하는 의지도 강했다. 부상 없이 월드컵을 잘 치러 아시안게임에서 만나자고 이야기를 했다"는 뜻을 전했다.

일단 내부자들의 마음은 닿았다. 김학범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손흥민을 와일드카드로 뽑고 싶다는 뜻을 공공연하게 전했다. 그는 "손흥민이 팀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라는 말로 확실한 러브콜을 보냈다. 그 다음 배턴은 손흥민이었는데, 이번 미팅을 통해 참가 의사를 확실히 전달받았다. 하지만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다. 진짜 매듭은 지금부터다.

김 감독은 토트넘과도 차출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 "민감한 사안이라 말씀 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한 뒤 "월드컵을 치른 뒤에 축구협회와 함께 구단과 조율할 필요가 있다. 천천히 풀어나가면 잘 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원론적인 수준의 답인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서두르다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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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토트넘과의 줄다리기에서 승리, 아시안게임에 나갈 수 있을까.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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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오는 6월14일 개막하는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할 신태용호의 핵심 자원이다. FIFA 주관 대회들 중 가장 큰 월드컵을 위해 당연히 팀은 손흥민을 보내줘야 한다. 대표팀의 소집일은 오는 5월21일. 한 달 반 이상 '한국의 손흥민'이 되어야한다. 그러나 어차피 그 기간은 EPL 시즌이 끝난 때라 토트넘도 큰 타격은 없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은 상황이 다르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8월18일 개막하는데, 이때는 2018-2019 새 시즌이 시작될 때다. 만약 손흥민이 김학범호에 탑승하게 된다면, 토트넘은 중요한 자원이 빠진 채로 시즌 초반을 소화해야한다. 다녀와서 동료들과 손발을 맞추는 기간까지 감안한다면 적잖은 공백이다.

차출을 반대하는 게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손흥민에게는 '병역'이라는 걸림돌이 있고 아시안게임(금메달)은 그 돌을 치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에 토트넘으로서도 고민할 여지가 충분하다. 결국 관건은 손흥민이다. 한 축구 관계자는 "아시안게임 차출여부는 사실상 손흥민하기에 달렸다"고 귀띔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협조를 구하는 공식적인 절차를 진행하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측면에서 지원은 하겠지만, 알다시피 아시안게임은 FIFA 대회가 아니기에 구단이 'NO'하면 도리가 없다"고 했다. '협상' 카드도 마땅치 않다. 월드컵에 부르지 않을테니 아시안게임에 보내달라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관계자는 "그렇기 때문에 손흥민이 어떻게 구단과 협상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손흥민이 참가해야하는 이유나 필요성과 자신의 의지를 진심으로 전달해 토트넘을 설득해야 풀릴 수 있는 매듭"이라고 견해를 피력했다.

과거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리오넬 메시의 경우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당시 메시는 바르셀로나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소속으로 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바르사는 두 손을 들었고, 메시는 조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관련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손흥민의 차출을 위해 협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뒤 "하지만 김학범 감독 말처럼 지금 상황에서는 협회도 움직이기가 조심스럽다. 아무래도 월드컵이 끝난 뒤에나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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