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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MIT가 말하는 '비트코인 타도' 시나리오 3가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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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발행하는 검증된 코인, 비트코인 지위 간단히 무너뜨릴 것
페이스북 등 거대 소셜미디어 기업도 비슷한 지배력 발휘 가능해
모든 사물의 코인화… 블록체인 기반 '물물거래'로 비트코인 무용될 수도
아시아경제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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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가 대표 가상통화(암호화폐)인 비트코인 타도 방법을 내놓았다. 정부 또는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소셜미디어기업이 코인을 발행하거나, 모든 사물을 코인화하는 것으로 지금의 비트코인 지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24일(현지시간) MIT의 과학기술전문지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3가지 비트코인 타도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시나리오1 "정부차원의 코인 발행"=첫 번째 방법은 정부 차원의 코인 발행이다. 이미 실물 화폐 대신 온라인 송금이 자리잡고 있는 만큼, 중간 신원 확인 과정을 블록체인 기술로 대폭 줄인 국가 발행 가상통화가 충분히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예를 들어 '연방코인'과 같은 국가 차원의 가상통화가 발행된다면 비트코인보다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며 "아마도 탈중앙화 기반의 가상통화 수요 자체를 없애버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몇몇 전문가들은 연방코인 발행 이후의 과정을 연구했다. 세인트루이스 지역의 연방준비제도(FRB) 연구원 데이비드 안돌파토는 이미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살짝 수정한 형식의 가상통화를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상황을 제시했다. 이후 예일대에 재학중인 사힐 굽타는 연방코인과 같은 통화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

블록체인에 거래가 기록되는 연방코인은 블록체인과 거의 유사한 방식이다. 다만 검증되지 않은 불특정 다수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것과 달리, 페드코인은 FRB와 같은 기관에 의해 관리된다. 굽타는 "FRB외에도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등이 네트워크에 참여해 관리할 수도 있다"라며 "말 그대로 믿을 수 있는 기관들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중앙은행도 이미 지난 2016년 이더리움 기반의 블록체인 기반 통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이 연구에서는 국립 가상통화의 효율성이 비트코인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영국 중앙은행도 지난 2016년 국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가상통화를 일부만 도입해도 세금과 거래 수수료 등을 줄이면서 국가총생산(GDP)을 3%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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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시나리오2 "모든 것의 '코인화'"=비트코인을 무너뜨리는 두 번째 방법으로는 모든 것의 토큰화(코인화)가 제시됐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모든 경제활동이 초고효율화된 물물교환 시스템으로 진화한다. 모든 기업들이 각자의 가상통화를 발행하고, 자동화 교환시스템에서 거래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 코인'을 '도요타 코인'으로 바꾸고 싶으면 이 시스템이 자동으로 가치를 측정하고 알맞은 비율로 교환해준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들 사이에선 기존 가상통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생 가상통화들을 거래하는 서비스 개발이 트렌드가 된 상태다. 기성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코닥은 지난 1월 사진의 권리를 담은 '코닥코인'을 발행한 바 있다.

기업들이 내놓는 코인은 근본적으로 기존의 온라인 상품권, 마일리지 등과 다르지 않다. 다만 블록체인 기반으로 옮기고 약간의 수정을 가할 뿐이다. 때문에 각 기업들이 발행하는 코인을 소비자들은 이질감 없이 받아들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캠벨 하비 듀크대 재정학 교수는 "FRB가 미국을 대표하는 코인을 내놓지 못한다면, 사람들이 모든 것을 코인화하는 물결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 같은 물물거래 기반의 시스템은 일견 비효율적일지 몰라도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블록체인 상에서 코인화 시킨 뒤 이를 거래할 네트워크가 있다면 무척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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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시나리오3 "페이스북의 코인 점령"=마지막 시나리오는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소셜미디어 기업이 가상통화 시장을 점령하는 내용이다. 이 시나리오는 페이스북이 전용 비트코인 전자지갑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시작된다. 20억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페이스북 내에서 비트코인을 이용하도록 하면서 비트코인 생태계에 대한 지배력을 키운다는 것이다.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이미 비트코인을 이용했던 사람들도 훨씬 편리한 페이스북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아직 비트코인을 접하지 않았던 이들 역시 페이스북의 광고에 노출되며 결국 페이스북 판 비트코인 생태계에 편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작업과 동시에 페이스북은 은밀하게 코인 채굴 기능도 넣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트코인이 페이스북 생태계에 안착하면, 페이스북 측은 비트코인에서 독립해 자체 코인으로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반 이용자들은 복잡한 기술적 세부 사항에 관심이 적은 만큼, 자연스레 페이스북 코인으로 편입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는 비트코인의 자리를 '페이스북 코인'이 대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한편 이 같은 타도론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금 상승세를 타고 있다. 25일 오전 10시 현재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 기준 1045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달 14일 이후 42일만에 1000만원을 돌파했다. 700만원대를 전전하던 이달 초와 비교하면 47% 이상 오른 셈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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