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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20년만에 리뉴얼…해안가 끝자락, 캡틴의 전망좋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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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항구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캡틴의 주택(Captain’s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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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푸젠성 해안가에 위치한 캡틴스 하우스. /ⓒHoward C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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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개요

건축가: 벡터 아키텍츠(Vector Architects)
위치: 중국 푸젠성 푸저우시
용도: 단독주택
건축면적: 470㎡
준공연도: 2017년
사진: 벡터 아키텍츠 외 3명

노쇠한 건물 앞에서 건축주는 몇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오랜 세월의 흔적으로 기능이 약화된 부분을 보수하는 방법이 있다. 새로 요구되는 기능을 보강해 기존 건물 수명을 연장시키거나 아예 허물고 새로 짓는 선택도 가능하다.

캡틴의 주택은 기존 건물을 개·보수했다. 해변가에 있어 습기로 인한 부식으로 수명이 다 해가는 건물이었다. 리노베이션에 앞서 습기에 대응할 방안을 모색해야 했다. 주변 주택들과 같이 평지붕 또는 기와 지붕이었을 이 주택은 비나 눈이 올 때 지붕에 고이지 않고 자연스레 흘러내리도록 독특한 아치형 지붕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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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의 누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치형 지붕으로 설계했다. /ⓒXia Zhi


그리고 개구부를 어떤 식으로 만들지 고민했고, 이를 돌출시켜 내부에 습기가 고이는 것을 막았다. 이런 외부 장치들은 내부에서 남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아치형 지붕은 이 집이 갖는 특징을 잘 드러낸다. 양 옆으로 트인 개구부로 바다와 마을 전망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가족의 활동 공간을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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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의 양 옆 창문으로 바다와 마을을 바라볼 수 있다. /ⓒHoward Chan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캡틴의 주택(captain’s house)은 중국 푸젠성 황치반도 남동쪽 끝자락에 있다. 습기가 많은 부식성 해변가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기존 구조물은 안전하지 않았다. 20년 이상 사용하면서 넓은 면적에 누수가 발생해 이를 해결하는 것이 주요 설계 현안이 됐다.

건축주는 기존 구조물에 현재 생활 양식을 수용할 수 있도록 3층이 증축되기를 원했다. 작업은 구조 보강을 연구하는데서 시작됐다. 오랜 고민 끝에 기존 벽돌 벽에 12㎝ 두께의 콘크리트 벽을 추가하기로 했다. 보다 나은 공간을 만들기 위한 잠재력을 제공하는 제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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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가 많은 부식성 해변가에 위치해 기존 구조물은 안전하지 않았다. /ⓒVector A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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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콘크리트 벽을 세워 배치를 어느정도 다시 조정할 수 있었다. 1층과 2층에 있던 욕실은 바다를 바라보는 쪽에서 이웃집 쪽으로 옮겨 거실과 식당, 안방에 더 좋은 전망과 자연광, 그리고 신선한 공기를 확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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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콘크리트 벽을 세워 구조적으로 보강했다. /ⓒXia Z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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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부 위치와 형태도 신중하게 고려했다. 새로운 콘크리트 창틀은 외벽에 돌출돼 빗물이 벽 표면에서 창 안으로 스며드는 것을 방지했다. 그리고 두께는 창가 가구 시스템이 되도록 설계됐다. 창은 더 이상 개구부가 아니라 자연과 실내 공간 사이에 위치한 중간 공간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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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증축한 3층 공간은 가족 예배당 역할도 한다. /ⓒHoward C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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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구조로는 아치형 지붕을 사용했다. 이런 지붕은 빗물이 머물 수 없도록 해 누수(漏水) 가능성을 줄인다. 이런 지붕은 방향성이 있어 서로 다른 바다를 연결한다. 한쪽은 고요한 바다이고, 다른 한쪽은 시끌벅적한 항구다.

추가된 층은 다기능 생활 공간으로 사용된다. 방문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머무르고, 운동이나 활동 공간으로 쓰인다. 기독교인인 건축주 가족에게 이 공간은 가족 예배당이 되기도 한다. 땅거미가 질 무렵 반투명한 유리 블록에서 부드러운 빛이 나온다. 이 주택이 점차 건축주 가족들을 위한 감정의 매개체가 되고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 위엄과 품위를 안겨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는 중국의 현 상황에 의미있는 건축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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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건축문화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저널이다. 전 세계 새로운 건축물과 다양한 건축 아이디어, 국내·외 건축 트렌드와 이슈도 소개한다.

[건축문화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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