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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정상회담 D-2, 개성공단 운명은?…첫삽부터 폐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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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에 바란다]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2개월만에 체결

입주기업 2014년 125개사…초코파이 에피소드도

뉴스1

남북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2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에서 바라본 개성공단이 고요하다. 2018.4.2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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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 '2018 남북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남북 화해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이 다시 열릴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개성공단은 남북 관계만큼이나 우여곡절과 다양한 애환이 숨어 있다.

25일 중소벤처기업부와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개성공단은 박근혜 정부시절인 지난 2016년 2월10일 전면 중단 발표로 폐쇄의 길을 걸었다. 이날 기준 개성공단은 폐쇄 806일째(2년2개월15일째)를 맞는 중이다.

개성공단은 지난 2000년 6월15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故)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을 한 지 두달여 만인 8월22일 현대아산과 북측이 개성공단 개발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첫 삽을 떴다. 추진 과정에서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등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공단 건설 등을 협의하고 실질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숨은 공로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다만 정 회장이 2001년 3월21일 별세하면서 개성공단 조성사업의 주도권은 정부로 사실상 넘어갔다. 이후 현대아산과 한국토지공사(현 LH)는 2004년 4월 공단부지 조성 공사를 시작으로 9만3000㎡에 달하는 시범단지에 대한 분양에 돌입했다. 여기에 봉제, 신발, 전자부품 등 4개 업종 15개 기업이 입주해 그해 12월15일 '리빙아트'의 스테인리스 냄비가 첫 남북경협제품으로 생산되기에 이르렀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점차 불어나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6년 11월 기준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는 1만명을 돌파했고 2007년 1월 말에는 누적 생산액이 1억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인 2008년 금강산광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 등을 계기로 개성공단에 한파가 불어닥치기 시작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지만 2009년 입주기업은 116개가 될 정도로 비교적 원활하게 유지됐다.

그러나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사건을 계기로 '5·24 대북제재 조치'가 나오게 된다. 5·24 조치에는 개성공단에 대한 신규 투자를 전면 금지하고 공단 체류 인원도 평소의 50~60%로 줄이는 내용이 담겼었다. 남북이 합의했던 개성공단 확장 계획도 중단됐다.

게다가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하자 우리 정부는 이튿날 북으로의 출경을 차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북한도 개성공단 입출경 채널로 사용하던 남북간 군 통신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하는 등 남북관계가 경색됐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주문 취소, 납품 지연 등의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경색된 남북관계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고 개성공단의 냉각기도 지속됐다. 북한의 핵실험 도발로 위태롭게 유지되던 개성공단은 2013년 4월26일 '잔류 근로자 전원 철수 및 가동 중단'이라는 된서리로 눈물을 쏟아야 했다. 업계의 호소 끝에 9월16일 재개되긴 했지만 북한이 2016년 1월 4차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2월 문을 닫고 말았다.

◇입주기업 2014년 125개사…北노동자 '초코파이 간식'도

연도별 입주 현황을 살펴보면 Δ2009년 116개사 Δ2010년 201개사 Δ2011~2012 123개사 Δ2013~2014년 125개사(개성공단협의회는 현재 123개로 집계하고 있다)로 집계된다. 업종별로는 섬유 73곳, 화학 9곳, 기계 금속 24곳, 전기전자 13곳, 식품 2곳, 종이 3곳, 도자기 1곳 등이었다.

통일부가 2014년 10월 당시 집계한 바에 따르면 개성공단의 연간 생산액은 3억9000만달러이며 연간 수출액은 1300만달러였다. 개성공단 내 북한 노동자는 10월말 기준 5만4000여명으로 월 평균 임금은 146.7달러였다.

이밖에 개성공단은 입주기업들에게 작고 큰 에피소드를 남기기도 했다. 오리온의 초코파이는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에게 간식 명목으로 하루 2개씩 지급됐다. 하지만 북한식 시장인 장마당 등에서 '웃돈 받고 되팔기'가 적발되면서 2011년 중단된 바 있다.

입주기업들이 우리나라에서 포장된 원자재를 북한으로 들여가는 과정에서 북한 내 유입이 금지된 글이 적힌 '신문, 서적' 등이 등장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는 "국내에서 사전 교육을 받고 입주하기 때문에 적발되는 사례가 적었지만 뜻하지 않은 한국 신문의 북한 유입 등이 소소하게 발생했었다"며 "적대시하던 북한 노동자들과 나중에 한가족처럼 일했던 기억도 입주기업들이 주로 가진 기억중 하나"라고 회고했다.
gs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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