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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대한항공에 편한 좌석 변경 요청한 세관 공무원, 특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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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항공업계쪽 “주무 기관서 좌석 변경 요청하면 거절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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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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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세관에서 일하는 한 공무원이 최근 ‘갑질’ 의혹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대한항공 쪽에 기내 좌석 변경 등 편의를 요청한 내용이 담긴 문서가 공개됐다. 항공사와 업무 관련성이 있는 공무원 등이 항공사에 좌석 변경이나 라운지 이용 등의 민원을 요청한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항공업계 쪽에선 “주무 기관에서 좌석 변경을 요청하면 거절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24일 <한겨레>가 확보한 이메일 자료와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인천국제공항에서 수하물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대한항공 직원 ㅊ아무개씨는 지난해 3월22일 좌석배치 업무를 담당하는 대한항공 직원에게 ‘인천공항세관 시트 어싸인 리퀘스트(SEAT ASSIGN RQST·Request)입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시트 어싸인 리퀘스트’(SEAT ASSIGN RQST)’는 ‘좌석 배정 요청’이란 뜻이다.

ㅊ씨는 메일에 “인천공항세관 감시 과장에게 좌석 배정 요청을 부탁 받은 바, 검토 후 조치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꼭 좀 퍼스트 로(FIRST ROW)로 좌석 변경(시트 어싸인·SEAT ASSIGN)을 부탁드립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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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겨레>가 확보한 이메일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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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로(FIRST ROW)는 이코노미석 중 가장 넓고 쾌적한 인기좌석이다. 보통 24개월 미만의 영유아를 동반한 승객에 배정되는 좌석이다. 좌석배치 업무를 담당하는 대한항공 직원은 회신 메일에 “(좌석 변경) 요청 사항을 반영했고, 아이엔에프(INF) 예약 유입 시 자리 변경 가능성 있음을 승객에게 안내 부탁드립니다”라고 답했다. 인천공항세관 감시과장이 좌석 변경을 요청한 승객은 모두 4명이다. 이들은 지난해 3월25일 인천공항에서 파리 드골공항으로 가는 대한항공 KE901편을 이용했는데, 좌석은 이코노미석 퍼스트로(1열)에 해당되는 자리(30D~30G)에 예약됐다.

<한겨레>는 ㅊ씨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차례 연락을 하고 문자 메시지를 남겼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지난해 인천공항세관 감시과장으로 근무했던 ㅇ씨는 “(좌석 변경을 요청한) 기억이 없다. (언론 취재를 통해) 날짜 등 구체적 사실이 제기된 만큼 사실관계를 확인해볼 예정이다”라고 해명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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