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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테헤란서 미라 발견…'행방 묘연' 팔레비왕 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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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테헤란 남부 공사현장에서 발굴한 미라[IRNA통신]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테헤란 남부의 샤흐레-레이 지역의 공사현장에서 22일(현지시간) 미라 한 구가 발굴돼 신원을 두고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미라의 주인이 이란 근대 왕조 팔레비(1925∼1979)를 창건한 리자 샤 팔레비(1944년 사망)일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시신이 발견된 공사현장이 다름 아닌 레자 샤를 추모하려고 지어진 영묘(1979년 파괴)가 있던 터라는 점에서 이런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산 할릴어버디 테헤란 시의회 문화유적·관광 위원회 위원장은 국영 IRNA통신에 23일 "미라는 공사 중에 발굴됐고 주인이 레자 샤일 수도 있다"고 말해 이 미라에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레쟈 사는 팔레비 왕조의 첫 왕으로 즉위해 이란의 근대화를 추진한 인물이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에서 주축국에 가담하면서 영국, 소련 등의 압박을 받았고 결국 1941년 이들이 이란을 침공하면서 아들 모하마드 레쟈 샤에게 양위하고 반강제로 물러났다.

이후 그는 불행한 말년을 보냈다.

영국은 폐위된 그를 모리셔스,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옮기며 망명하도록 했다. 그는 망명지였던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1944년 만성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는 게 정설이다.

이후 그의 시신의 행방은 미스터리에 빠졌다.

처음엔 이집트 카이로의 알리파이 모스크에 안장됐다가 1950년 유해가 이란으로 되돌아 왔고, 테헤란 남부의 레자 샤 영묘에 안치됐다. 미라가 발굴된 곳이 이 영묘가 있던 자리다.

이후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으로 팔레비 왕정이 전복되자 다시 카이로로 옮겨졌다고 알려졌으나 이 영묘에 그대로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혼선이 빚어졌다.

팔레비 왕정에 적대적이던 혁명 시위대는 이 영묘를 급습해 그의 시신을 찾으려 했으나 발견되지 않았다. 이 영묘는 1980년 혁명수비대의 결정으로 파괴됐다.

현재 미국에 망명중인 레자 샤의 손자이자 '마지막 왕세자'인 레자 팔레비는 트위터에 "이란은 아무것도 숨겨선 안된다"면서 자신의 할아버지일 지도 모르는 미라의 신원 확인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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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비 왕조의 레자 샤[AP=연합뉴스자료사진]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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