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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바보상자? 똑똑비서!…‘AI 허브’로 도약하는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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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빅스비·LG 딥씽큐 탑재한 대형 TV로 가전제품 제어

화면 없는 인공지능 스피커 대체 가능성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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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플랫폼이 내장된 TV제품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본격 출시하고 있다. 그동안 정보통신기술(ICT)의 급속한 발전에도 ‘크기와 화질’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확장시키는 데 집중해왔던 TV가 ‘인공지능(AI) 허브’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스마트 TV를 출시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TV가 인공지능으로 집 안의 똑똑한 비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AI 음성 스피커와의 ‘한판 대결’이 벌어지는 셈이다.

2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주 국내 출시한 2018년형 QLED TV에 자사 음성인식 플랫폼 ‘빅스비’와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스마트싱스’를 탑재했다. 사용자는 빅스비를 통해 채널 이동 및 볼륨 조절 같은 TV 조작을 할 수 있다. “유튜브에서 스파게티 요리법 찾아줘” 같은 검색도 가능하다. 또 냉장고의 식재료를 확인하거나 세탁기를 가동하는 등 스마트싱스에 연동된 모든 가전제품들을 제어할 수 있다. TV는 사용자의 시청 이력을 분석해 취향에 맞는 채널이나 콘텐츠를 알아서 추천해준다.

LG전자도 인공지능 플랫폼 ‘딥씽큐’를 탑재한 2018년형 TV 신제품을 선보였다. 음성 인식 기능 인공지능을 탑재해 일상적 자연어로 TV 전원을 켜거나 끄고, 볼륨·채널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지금 보고 있는 프로그램 끝나면 꺼줘” “게임기에 연결해줘” 등 음성 명령이 가능하고, 사운드바·블루레이 플레이어·게임기 등에 연결할 수 있다.

TV가 집 안의 인공지능 기기를 연결하는 허브가 될 수 있는 배경에는 집 안의 중심에 위치하는 가장 큰 화면을 지닌 가전제품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스피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화면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검색결과를 알려주거나, 화면을 보여주는 기능에는 TV보다 취약할 수밖에 없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거실의 인공지능 TV가 인공지능 허브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TV,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가전제품의 경우 같은 브랜드를 쓰는 경우가 많아 확장성이 높다.

TV는 2012~2013년 이미 ‘스마트TV’라는 이름으로 ‘똑똑해지는 노력’을 시작했다. 스마트 TV를 통해 3D 콘텐츠 감상을 가능하게 했고, TV에 탑재된 앱으로 채널 외에 검색이나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을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럼에도 기대만큼 호응을 얻지 못한 이유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의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TV의 위상 자체가 예전만 못해졌기 때문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스마트TV에 대해 “교체주기가 1~2년 정도인 스마트폰은 매년 신제품을 내놓고 그때마다 기능과 성능을 올리는 반면, TV는 교체주기가 그보다 길고 신제품 역시 안정적인 기능향상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보급으로 가정 내 유일한 화면이라는 ‘원 스크린’의 역할도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인공지능 허브로서 TV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전제품의 사물인터넷(IoT) 기능 확산, 인터넷(IP)TV나 인공지능 스피커와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와 연계된 기능 외에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가전제품을 TV로 제어할 수 있게 되는 소비자 경험이 축적되면 인공지능 TV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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