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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1020 '혼밥족' 잡아야 산다…'편의점 컵라면'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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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용기면 시장 지난해 7900억 규모, 7% 성장…제품 흥행 바로미터…농심도 '양념치킨 큰사발면' 출시]

머니투데이

라면업계가 '용기면(컵라면)'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요 타깃인 1인 가구, 1020세대의 편의점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편의점에서의 흥행여부가 제품 성공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23일 농심은 올해 첫 전략 신제품으로 '양념치킨 큰사발면'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매콤달콤한 양념치킨 소스에 라면을 더한 제품이다. '양념치킨'이 국민 간식으로 사랑받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양념치킨 소스에 밥이나 라면을 비벼먹는 응용 레시피를 선보이자 이를 아예 제품화했다.

농심은 이번 양념치킨 큰사발면을 시작으로 올해 용기면 트렌드를 이끌어간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지난해에만 '참치마요큰사발', '얼큰한토마토라면', '매콤 너구보나라', '특육개장' 등 4종의 용기면을 편의점 채널 전용으로 출시했다.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때 식감이 더욱 살아나는 전자레인지 전용 '신라면 블랙사발'도 선보였다.

라면업계 2위인 오뚜기 역시 전자레인지용 용기면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 '진라면'과 '참깨라면', '리얼치즈라면'까지 모두 전자레인지용 제품으로 선보이는 한편, 편의점 전용 신제품 '깻잎라면'도 출시했다.

라면업계가 편의점 용기면 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성장성 때문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용기면 시장은 약 79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전체 라면시장이 지난해 2조원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홀로 성장한 것이다.

실제 농심이 지난해 4월 편의점 전용으로 출시한 참치마요큰사발은 대대적인 판촉활동 없이 입소문만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덕분에 그해 7월 대형마트로 판매망을 넓혔다.

과거 '봉지라면, 대형마트 유통'으로 이어지던 신제품 출시 공식이 깨진 것이다. 라면업계는 봉지라면을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에 먼저 출시해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벌인 후, 반응이 좋은 제품만 편의점 용기면으로 출시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제품을 편의점에 먼저 선보인 후, 반응이 좋을 때 봉지면·대형마트로 확장하는 역전략을 쓰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1인가구·혼밥족 증가로 혼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 수요가 늘면서 편의점 용기면 인기가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인구 구조 변화와 맞물려 편의점 숫자가 증가해 유통채널로서 영향력이 커진 점도 원인 중 하나다.

편의점 용기면 공략은 비용절감 측면에서도 좋다. 대형마트에 신제품을 유통하려면 대량공급, 대대적인 판촉활동이 필수인데, 제품이 잘 팔리지 않으면 재고비용은 물론 공장 가동비·판촉비가 고스란히 부담으로 돌아온다. 반면 소량 주문이 기본인 편의점은 부담이 적다. 주 고객층이 1020세대로 트렌드에 민감해 '될성부른 제품'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렌드 변화가 워낙 빨라 신제품을 대대적으로 마트에 깔기보다 편의점에서 먼저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것"이라며 "편의점 용기면이 지속성장할 것인 만큼 이 시장을 잡아야 라면 트렌드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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