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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IS "아랍국가·러시아·이란 공격하라"…대변인 육성 공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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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선전매체로 유포…"다음달 이라크 투표소, 공격 목표물 될 것"

감시단체 "미군 철수 등 지정학 변화 대응 모습"…"우두머리 생존 주장 의도도"

연합뉴스

IS 세력 약화 불구 테러위협은 여전(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이스탄불=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하채림 특파원 = 수니파 극단주의조직 '이슬람국가'(IS) 대변인이 열달만에 음성을 공개하며 '배신자' 아랍국가와 러시아·이란을 공격하라고 선동했다.

IS는 22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공식 매체 알푸르칸을 통해 대변인 아부 하산 알무하지르의 음성 지령을 유포했다.

IS 대변인의 음성 메시지는 열달 남짓만에 나왔다. 가장 최근 공개 지령은 작년 6월 이슬람 단식 성월 라마단을 맞아 서방과 러시아 등에서 공격을 명령한 것이다.

한 시간여 분량의 새 메시지에서 무하지르는 IS 격퇴전에 동참한 여러 아랍국가와 시아파 국가 지도자를 '배교자'로 지칭하며, 아랍국가 지도자를 향해 분노를 모으라고 지시했다.

IS는 극단적 이슬람 사상을 신봉하지 않으면 수니파 무슬림도 '배교자'로 규정한다.

무하지르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이란, 팔레스타인 지도자는 '십자군 동맹'이나 유럽인, 러시아인과 다를 바 없다며 그들과 전쟁을 명령했다.

그는 새달 12일로 예정된 이라크 총선을 공격 우선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투표소가 우리 검의 목표물이 될 것이니 그곳에서 떨어져 있으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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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우두머리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2014년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메시지에서 IS가 옛 본거지 시리아에서 정세변화에 따른 대응을 시사한 점이 눈에 띈다.

무하지르는 러시아·이란과 싸움이 "새로운 단계"를 맞을 것이라면서, "미국에 이어 이교도와 러시아가 스스로 만든 압제의 지옥을 맛볼 수 있도록 이란과 러시아를 작전의 무대로 삼으라"고 부추겼다.

그는 또 'IS에 승리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급을 가리키며 "전사들이 강력하고 단합돼 있을 뿐만 아니라, 몇년 전 미국이 이라크에서 패하고 떠났을 때보다 더 발전했는데, 미국이 도대체 무엇을 승리했다는 말인가?"고 반문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서 IS에 승리를 거두고 가능한 한 빨리 철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역내 안보에서 아랍국가의 역할·부담 증가를 주문했다.

테러 감시단체 '시테'의 리타 카츠 대표는 "시리아에서 지정학적 변화와 미군의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는 내용이 있는 점에 비춰 이번 음성 지령은 최근에 녹음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카츠 대표는 또 "우두머리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 충성을 다짐하는 내용으로 볼 때 그의 생존을 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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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가 현상금을 걸며 공개한 IS 우두머리 바그다디 사진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IS가 상징적 수도 시리아 락까와, 경제 중심지 이라크 모술에서 모두 패퇴했지만 바그다디의 신변과 소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2014년 6월 IS의 칼리프로 지명된 바그다디는 그 다음달 모술에 있는 알누리 대모스크에서 공개 설교를 한 것 외에는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IS가 작년 10월 락까에서 퇴각한 지 열흘 남짓 후 그의 육성이라며 공개한 46분짜리 음성 파일이 그의 생존을 입증하는 마지막 정황이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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