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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美와플하우스 총격서 맨손으로 범인 덮친 흑인 남성(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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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 그친 틈타 범인 덮쳐…경찰, 달아난 20대 용의자 추적중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22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외곽의 한 와플 가게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으로 모두 4명이 숨진 가운데 마침 식당 안에 있던 한 20대 흑인 남성이 용감하게 범인을 덮쳐 총기를 빼앗은 덕에 더 큰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메트로 내슈빌 경찰서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임스 쇼 주니어 씨가 총소리가 멈춘 것을 듣고 끼어들 기회라고 판단, 용의자와 몸싸움 끝에 총기를 빼앗아 식당 다른 쪽으로 던졌다"면서 "그의 이런 영웅적인 행동으로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이 지목한 '영웅'은 통신회사 AT&T 직원인 제임스 쇼 주니어(29)로, 그는 친구와 클럽에 갔다 오는 길에 와플하우스를 들렀다가 뜻하지 않게 사건에 휘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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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범과 몸싸움을 벌여 인명피해를 막은 제임스 쇼 주니어 씨
[AP=연합뉴스]



그는 가게 직원들이 설거지한 접시를 쌓는 모습을 지켜보던 중 갑자기 총성이 들리더니 접시 탑이 무너져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고 사건 당시를 회고했다.

범인은 와플하우스 안으로 들어오면서 이미 2명에게 총을 쐈으며 가게 안에서도 총을 계속해서 발사했다.

총격 사건이라는 것을 깨달은 그는 문 뒤에 숨어 있던 중 어떤 이유에선지 총성이 멈추자 이때를 놓치지 않고 문밖으로 나와 범인을 덮쳤으며 몸싸움 끝에 총을 빼앗아 가게 카운터 너머로 던졌다.

4살짜리 딸을 둔 그는 '영웅'이라는 호칭에 부담을 표하며 그냥 살기 위해 한 일이라고 겸손한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그는 범인이 쏜 총알이 팔을 스쳐 다치기도 했다.

그는 범인이 재장전해야 하거나 총기가 막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이 종교는 없지만 "순간적으로 무엇인가 나와 함께 한다는 생각이 들어 문을 박차고 나가 총을 빼앗았다"고 말했다.

쇼 주니어가 식당 정문 쪽으로 달려가자 당시 알몸으로 녹색 재킷만 걸치고 있던 총격범은 결국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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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사건이 일어난 테네시주 내슈빌의 와플하우스 [AP=연합뉴스]



경찰은 트래비스 레인킹이라는 이름의 29세 백인 남성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스티브 앤더슨 경찰서장은 범행 동기는 명확하지 않으나 레인킹이 "정신적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그가 가게에서 한 블록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재킷을 벗어뒀으나 여전히 무장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국토안전부 비밀수사국은 지난해 7월 레인킹이 백악관 근처 제한 구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려고 한다며 구역 밖으로 나가길 거부해 체포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또 레인킹이 지난해 가을까지 거주하던 지역을 관할하는 일리노이주 경찰은 연방수사국(FBI) 요청으로 그의 총기 소지 허가를 취소하고 총기 4정을 빼앗았다고 밝혔다.

이때 빼앗은 총기 중에는 이번 범행에 사용된 AR-15 소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의 신원도 속속 확인됐다. 현장에서 즉사한 3명과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숨진 1명 등 사망자 4명은 모두 20~29세의 젊은이들이었다. 또 각각 21세와 24세인 부상자 2명이 내슈빌의 밴더빌트대 병원에서 치료받는 중이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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