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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김경수 보좌관이 받은 500만원, 청탁 관련? 빌린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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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드루킹과 돈거래

한아무개 보좌관, 대선 직후 받고

드루킹 구속 이후에야 갚아

김 의원 “3월께 알게 돼”

드루킹, 인사 청탁 불발되자

500만원 건넨 사실 언급하며

3월 김 의원에 협박성 메시지

정치권·법조계 “청탁 액수론 적어”

양쪽 긴밀한 관계 입증 정황증거



한겨레

‘네이버 댓글 추천수 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경남지사 출마 선언을 한 뒤 본청을 나서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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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원이라는 ‘애매한’ 금전 거래가 ‘드루킹’ 김아무개씨가 주도한 네이버 댓글 추천수 조작 사건의 수사 방향을 결정하는 뇌관이 될 수 있을까.

김씨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보좌관이 주고받았다는 500만원은 이번 사건 수사에서 처음 확인된 돈이다. 경찰이 한 달 가까이 수사하면서 계좌 압수수색 등 기본적 수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비난이 커진 상황이어서, 돈의 성격과 전달 시기, 김 의원이 이를 언제 알았는지에 따라 수사 성격도 확 달라지게 된다. 야당의 화력도 여기에 집중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은, 김씨가 오사카 총영사 관련 인사청탁이 최종 불발되자 지난달 김 의원에게 ‘보좌관 한아무개씨에게 500만원을 건넸다’는 협박성 메시지를 텔레그램 메신저로 보냈다는 것이다. 한 보좌관은 지난해 대선이 끝난 뒤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은 “개인 간의 금전 거래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돈을 받은 시기가 수개월간 이어진 인사청탁 시점과 겹친다. 김씨가 대선 직후부터 집요하게 오사카 총영사로 도아무개 변호사를 추천했고, 김 의원이 지난해 이를 청와대 인사수석실에도 전달한 점에 비춰 대가성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한 보좌관이 김씨 쪽에 500만원을 갚았다는 시점은 김씨가 지난달 25일 구속된 이후라고 한다. 정치적 파장을 우려해 채무관계를 서둘러 정리한 것일 수 있지만, 구린 돈이어서 일단 털어낸 뒤 채무관계로 포장할 수도 있다. 김 의원과 대학 같은 과 선후배 사이인 한 보좌관은 최근 의원실을 떠났다.

김 의원 쪽은 애초 김씨와의 금전 거래는 공식 정치후원금 계좌를 통해 받은 10만원밖에 없다고 해명했었다. 지난 19일 김 의원의 출마선언 일정이 뒤죽박죽 꼬인 배경도 500만원의 존재를 뒤늦게 알고 불출마를 고민했지만 ‘사적인 채무관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다시 출마로 돌아섰기 때문이라는 것이 여권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보좌진의 금전 거래를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반면 김씨가 지난달 김 의원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김 의원의 500만원 인지 시점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 의원은 21일 같은 당 백두현 경남 고성군수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금전 거래의 대가성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난 3월께 알게 됐다. 보좌관의 해명이 있었지만 그게 정확한지는 경찰 조사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고 답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500만원이라는 금액이 일반적인 인사청탁 액수로 보기에는 ‘단위’가 낮다면서도, 김 의원 쪽과 드루킹 사이에 장기간 형성된 긴밀한 관계를 입증하는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관련 수사 경험이 많은 검찰 관계자는 22일 “국회의원을 상대로 오사카 총영사 자리에 대한 대가치고는 금액이 너무 적다. 해명처럼 금전 거래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면서도 김 의원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고 했다. ‘아무 관계가 없다’던 김 의원의 기존 해명과 달리, 자신의 보좌진이 드루킹과 돈을 주고받을 정도로 밀접한 관계라는 점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반면 검찰 다른 관계자는 “오히려 김 의원 쪽에는 유리한 정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연간 11억원에 달했다는 출판사 운영비 자금 출처를 두고 논란이 이는 상황에서, 오히려 거꾸로 드루킹 쪽에서 김 의원 쪽으로 돈이 건너간 사실이 여권에는 아주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계좌추적을 해봐야겠지만 드루킹이 김 의원이 ‘관리한 조직’이 아닌 이권을 염두에 두고 접근한 ‘여론 브로커’ 성격이 강해졌다”고 했다.

김남일 김양진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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