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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文 대통령 반복해 언급한 북핵 관련 '디테일의 악마'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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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진행되는 남북,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디테일(detailㆍ세부사항)을 언급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의 오찬 간담회에 이어, 19일 언론사 대표단 간담회에서도 “디테일에 악마가 있다”는 말을 했다. 문 대통령은 매번 “(남ㆍ북ㆍ미 간에) 큰 틀의 합의는 가능하지만, 문제는 비핵화의 이행에 있다”며 이런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북한의 비핵화와 그에 상응하는 경제 지원 등을 연결짓는 과정과 관련해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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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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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우려한 디테일은 비핵화의 완료 시기와 방법, 경제 지원의 개시 조건, 지원의 방식 등에 대한 이견을 지칭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2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의 방북 후 정상회담이 구체화된 것은 북·미가 비핵화에 대해 확실한 공감을 이뤘기 때문”이라면서도 “비핵화 이행 시기와 방법 등 구체적 사안은 북ㆍ미 정상이 풀어야 할 과제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북한이 지난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중지한다. 핵실험 중지를 담보하기 위해 북부 핵실험장(풍계리)을 폐기한다”고 발표한데 대해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 중지는 세계적 핵 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며 자신들의 핵보유국 지위를 당연시한데 대해선 평가를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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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1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결정을 채택했다. 사진은 지난 해 10월 평양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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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일각에서 북한의 발표를 ‘핵보유국 선언’으로 해석하지만, 그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기존 핵 폐기에 대한 동의가 없었다면 북ㆍ미 대화 자체가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기존 핵무기를 완전히 제거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어떤 반응을 보일진 미지수다. 정영태 동양대 통일군사연구소장은 “북한의 사실상의 핵보유국 선언이 비핵화를 전제로 한 협상력 제고 차원의 전략이라면 다행”이라면서도 “만약 문 대통령이 언급한 디테일이 기존 핵무기 보유를 인정한 상태에서 평화 체제를 수용하는 과정과 관련이 있다면 논란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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