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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MT리포트]달라진 최종구 "삼성생명, 삼성전자 지분 처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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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편집자주] 금융위원회가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고 나섰다. 순환출자를 끊으라는 공정위원회에 이어 금융위는 논란이 돼온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요구했다. 전방위 공세에 직면한 삼성은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삼성생명 보유 전자지분, 재점화]<1>보험업법 개정 전 자발적·단계적 개선 방안 마련 요구…당황한 삼성

머니투데이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월15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혁신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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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의 자발적 매각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회에 상정된 관련법 처리를 지켜보자는 입장에서 급선회했다. 이는 ‘재벌 총수일가 전횡방지 및 소유지배구조 개선’이란 국정과제는 물론 금융개혁을 강조해온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청와대와 교감한 내용으로 보인다.

최 위원장은 지난 20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관련 법률이 개정될 때까지 해당 금융회사가 아무런 개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국민의 기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삼성생명을 겨냥했다.

국회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돼 있다. 보험사의 주식보유 제한기준을 은행, 증권, 저축은행 등과 마찬가지로 시가평가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현재는 보험업만 보유주식을 취득원가로 평가한다.

보유주식 평가를 시가로 전환하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8.23%) 가치가 급등한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이 ‘총자산의 3% 이내’로 제한된 대주주 발행주식 보유규정을 지키려면 삼성전자 지분 20조원어치를 매각해야 한다.

금융위는 그동안 국회에 관련법안이 제출된 만큼 국회의 결정에 따른다는 중립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이 이날 간부회의에서 “소액주주 등 다수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 주식시장 여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풀어야 할 문제”라고 전제하면서도 “법 개정 이전이라도 금융회사가 단계적·자발적 개선조치를 실행토록 필요한 방안을 적극 강구하라”고 지시하면서 선제적 지분매각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일종의 넛지(nudge·팔꿈치로 살짝 찌름)”라고 말했다. 넛지는 강압하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행동경제학 용어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포지티브 캠페인(positive campaign)”이라고 밝혔다. 정부정책 면에서 ‘포지티브 캠페인’이란 법·제도의 강제적 조치가 아닌 자발적 변화를 권유하는 입장을 뜻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전자 지분처리 문제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당국과 협의하면서 개선방안을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가 삼성에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고 삼성이 해결책을 마련하고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방안이 있다면 함께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형 기자 jh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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