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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르포]현대重 떠나고 한국GM 마저 위기…'직격탄' 군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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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中企 "군산에 미래가 있나요?"…금융·세제·업종전환 지원 촉구

뉴스1

20일 중진공 관계자들이 전북 중소벤처기업 현장 소통 간담회의 개최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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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뉴스1) 정혜민 기자 =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한 다음 날인)2월14일 이후로 잘 지내고 있다. 면역돼서 이게 배고픈 건지 배부른 건지 모르겠다. 이사장님께서 보시기에는 군산 지역에 미래가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구조조정 중인 한국GM의 노사협상이 결렬된 20일 전북 군산에서 열린 '중소기업진흥공단 전북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인들의 하소연이다.

한국GM에 차체 제품을 납품하는 A사의 B대표이사는 "올 뉴 크루즈라는 차종이 나온 지 얼마 안 됐고 4~5년 갈 것으로 생각하고 원부자재부터 완제품까지 재고를 쌓고 있어 협력사들의 재고 부담이 크다"고 울먹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인들은 취재진에게 '익명' 보도를 간곡히 요청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 이름이 공개될 경우 은행은 물론 자재 납품업체들까지 회사로 달려올 것이란 이유에서다. 군산지역 중소기업들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국GM 협력사 4곳과 현대중공업 조선 협력사 2곳 등 전북 소재 10개사 대표들은 군산 지역의 미래를 걱정하며 금융, 세제, 업종 전환 지원 등 현실적인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이상직 중진공 위원장은 자신의 사업이 어려웠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경영하시는 분들의 심정을 아니까 (국회에서 추경 예산이 통과되면)빠르고 과감하고 경우 있게 돈을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국GM 협력사 C사의 D대표이사는 "GM과 관련해서 2014년 이후부터 가동률이 계속 낮아지면서 최근에는 10%까지 떨어져 일주일에 하루, 이틀 억지로 공장을 돌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군산을 포함한 전북지역의 고용률은 전국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전국 77개 시(市) 중 익산이 77위(52.1%). 군산 76위(52.6%), 전주 73위(54.2%)였다.

중진공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1만2477명이 실직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조업 중단에 따른 여파까지 고려하면 근로자 가족을 포함해 7만여 명의 생계가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C사의 D대표는 "기재부가 예산액을 유치해줬지만 현장에서는 현실적으로 받기 어렵다. 2~3억원 지원해 주는 것도 안 받고 있다. 빚을 늘리는 것에 불과하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윗분(중앙 정부)과 군산시 실무자와의 갭을 줄여주셔야 한다. 윗분들하고 이분들하고 현장에서 돌아가시는 상황이 너무 다르다"고 이사장에게 당부했다.

그는 "소모성 예산을 지원해 주기보다는 생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협력사 10개 정도를 컨소시엄으로 만들어 (군산에 위치한)현대자동차, 두산인프라코어 등에 양산해 납품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군산 지역에서 산업용 프린팅 필름을 생산하는 G업체의 H대표이사는 "경주 최씨 집안도 흉년에는 곳간을 풀었다"며 "어려운 시기에는 기업을 구제해야 하는데 작년에 은행 문턱이 더 높아졌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복합금융을 활용한 P-CBO를 하려고 한다"며 "P-CBO는 6개월 이내에 바로 집행 가능하고 (정부 재정지출의)승수 효과도 20~30배에 달하기 때문에 당장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건의하고 있다"고 추진 사업을 설명했다.

뉴스1

20일 '중소기업진흥공단 전북 현장 간담회'가 열린 전북 군산 자동차융합기술원 앞에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해 정부 지원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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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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