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가장 빠른 유인 비행체(마하 6)의 기록을 가진 X-15.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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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 역시 가만있지 않고 있다. 미국의 방패를 뚫기 위해 창의 날을 갈고 있다. 그 핵심이 극초음속(Hypersonic) 무기다. 극초음속은 마하 5 이상의 빠른 속도를 뜻한다. 극초음속 무기는 전 세계 어느 지역이든 1~2시간 내 타격이 가능하다. 또 엄청난 속도와 현란한 기동으로 요격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군사 전문 자유기고가인 최현호씨는 “미국이 이란과 북한 같은 불량국가들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MD 망을 구축하자 그 결과로 러시아와 중국이 자신들의 핵미사일 전력이 무력화할 것을 우려하며 극초음속 무기 개발이 촉발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MD에 러시아와 중국은 극초음속 무기로 대응
극초음속 무기 개발 테스트용으로 만들어진 미국의 X-51 웨이브라이더. [사진 미 공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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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은 거꾸로 미국을 긴장시켰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와 스텔스 전투기 F-22ㆍF-35로 유명한 미국의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공군과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 계약을 맺었다. 록히드마틴은 10억 달러(약 1조원)를 투입해 2022~23년까지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하기로 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극초음속 기술 개발을 연구ㆍ개발의 최우선 순위로 둔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극초음속 무인 전략정찰기 SR-72. [사진 록히드마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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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기술이 탄탄한 미국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극초음속 무기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진 것처럼 보이지만 탄탄한 극초음속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1967년 10월 로켓 비행기 X-15를 통해 첫 극초음속 비행에 성공한 나라다. X-15는 마하 6.7로 날아갔다. 유인 비행체로 비행한 최고 속도로 기록된다.
이후에도 관련 연구를 꾸준히 진행했다. 2010년 5월 보잉의 X-51 웨이브라이더는 마하 5 이상으로 200초 이상 비행했다. 미 국방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팰컨이라는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록히드마틴은 마하 6 이상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는 SR-72 극초음속 무인정찰기를 개발 중이다.
러시아의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인 킨잘(왼쪽)과 극초음속 글라이더 아방가르드.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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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배치가 빠른 러시아
러시아도 극초음속 무기 강국이다. 실전배치 속도는 미국보다 더 빠르다. 지난달(현지시간) 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연례 의회 국정연설에서 차세대 신무기를 공개했다. 이때 등장했던 6종의 신무기 가운데 2종이 극초음속 무기다.
아방가르드는 극초음속 글라이더(활공체)다. 극초음속 글라이더는 탄도미사일이나 로켓 부스터에 실린 뒤 고도 100㎞ 정도에서 분리, 스스로 비행하면서 목표로 돌진한다. 아방가르드의 최대 속도는 마하 20이라고 러시아는 자랑한다. 또 러시아가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아방가르드는 적의 방어망을 피해 다닐 수도 있다.
푸틴이 자랑한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킨잘(Kh-47M2)은 마하 10의 속도로 2000㎞를 날아간다. 미국의 토마호크는 최고속도가 마하 1에 최대사거리 1250㎞에 불과하다.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은 공중 발사 후 자체 추진체의 도움으로 극초음속으로 목표 지점까지 비행한다. 러시아는 지닌달 미그-31BM 전투기에서 킨잘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지르콘.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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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극초음속 대함 순항미사일 지르콘(3M22)은 올해 실전 배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미사일의 최대속도는 마하 8이다. 함정과 잠수함에서 발사해 420㎞ 밖 적 함선을 타격할 수 있다.
매서운 중국의 추격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프로젝트는 2014년 외부에 알려졌다. 당시 중국은 극초음속 비행체를 발사하면서 ‘과학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이 발사체가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라고 보도했다. 결국 중국은 2년 후인 2016년 “중국은 지구상 어떤 목표도 한 시간 안에 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비행체를 개발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중국의 극초음속 글라이더 DF-ZF. [사진 위키피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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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극초음속 무기는 DF-ZF다. DF는 둥펑(東風)의 영어 약자다. 중국의 탄도미사일은 DF라는 분류기호를 갖고 있다. 한 때 Wu-14라고 불렸다. 이 미사일은 러시아의 아방가르드와 비슷한 극초음속 글라이더다.
DF-ZF는 2014년 1월 첫 비행에 이어 2016년 4월까지 7번의 시험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군사전문매체인 프리비컨은 7번 시험비행 모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020년 무렵 DF-ZF를 실전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현호씨는 “탄도미사일처럼 극초음속 무기가 전 세계로 확산된다면 새로운 불안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우려 때문에 극초음속 무기의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적인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 미사일방어국(MDA)의 새뮤얼 그리브스 국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극초음속 무기 기술이 북한으로 넘어갈 가능성에 대해 “극도로 위험하다”고 평가한 뒤 “신속한 대처 방안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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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초음속 무기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극초음속 무기는 막을 수 없는 ‘궁극의 창’일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특히 미국이 극초음속 무기를 막을 수 있는 요격체계 개발에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사드의 사거리를 늘린 사드-ER로 극초음속 무기를 격추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러시아도 최신형 지대공 미사일인 S-500에 극초음속 무기 요격 기능을 추가하려고 한다.
레일건과 레이저는 극초음속 무기의 빠른 속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무기 체계로 인정을 받고 있다. 레일건과 레이저는 아직 실전에 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개발된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출력이 낮아 사거리가 짧고 파괴력도 약하다. 하지만 각국이 집중투자를 하고 개발 속도가 빨라 현실에서 볼 날이 그리 멀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이 극초음속 무기를 막을 수 있는 요격체계 개발에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사드의 사거리를 늘린 사드-ER로 극초음속 무기를 격추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러시아도 최신형 지대공 미사일인 S-500에 극초음속 무기 요격 기능을 추가하려고 한다.
레일건과 레이저는 극초음속 무기의 빠른 속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무기 체계로 인정을 받고 있다. 레일건과 레이저는 아직 실전에 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개발된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출력이 낮아 사거리가 짧고 파괴력도 약하다. 하지만 각국이 집중투자를 하고 개발 속도가 빨라 현실에서 볼 날이 그리 멀지 않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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