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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北 '핵·ICBM' 동결 선언…남은 과제는 완성 핵무기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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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여정 첫단추 뀄지만 '비핵화' 언급 없어

전문가 "비핵화는 체제 안전 보장 전제하겠다는 것"

뉴스1

북한 풍계리 (38노스 캡쳐) 2017.9.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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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21일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전격 선언한 것은 비핵화의 첫 단계인 '핵동결'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비핵화를 명시하지 않고 '핵 군축', '핵 없는 세상' 등을 언급한 부분은 앞으로 협상 상황을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완성한 핵무기와 ICBM 처리에 대해서도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을 일주일여 앞둔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열고21일부터 핵실험·ICBM 시험발사를 중지하고 북부 핵실험장을 폐기한다는 내용의 결정서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이 지난 2006년부터 6차례 핵실험을 모두 진행한 상징적 장소로 북한은 남북, 북미 등 연쇄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제사회에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그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국과 미국, 중국 등에 구두로 비핵화 의지를 밝혔는데 이번에는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으로 그 의지를 확인시켜 준 셈이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발표가 난 지 1시간여 만에 "이것은 북한과 전 세계에 있어 아주 좋은 소식이다"라고 밝혔고 청와대도 "환영한다"며 "북한의 결정은 전 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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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위원장이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진행했다고 노동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2018.4.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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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작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날 보도를 보면 비핵화 대신 "핵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 "인류의 공통된 염원과 지향에 부합되게 핵무기 없는 세계건설에 적극 이바지하려는 입장"이라는 언급이 등장한다.

이는 핵실험을 중단하고 앞으로 비핵화 협상으로 나가겠다는 것을 시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비핵화라기보다 핵 군축 대화를 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

북한이 "우리 국가에 대한 핵위협이나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대목도 기존에 가진 핵무기를 당장 폐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조선반도 비핵화 얘기가 없었다는 것은 앞으로 비핵화 협상은 하겠지만 완전히 자기가 먼저 옷(비핵화)을 벗지는 않겠다는 것"이라며 "체제 안전보장이나 핵 위협이 해소되는 걸 전제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북한이 비핵화 협상 전에 핵동결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이미 개발한 핵무기와 관련해선 북한이 비핵화 조건으로 요구해 온 군사 위협 해소나 체제 안전 보장 등 한미의 상응하는 조치와 함께 협상장에서 치열하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letit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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