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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유럽 ITㆍ전자시장 넘보는 ‘차이나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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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쉐라톤 데 메디치 로마 호텔에서 열린 IFA 2018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샤샤 레인지 샤프 마케팅ㆍ세일즈 담당 부사장이 이달 말 유럽과 러시아에 출시하는 8K TV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메세베를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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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는 매년 9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국제가전박람회(IFA)가 열린다. IFA를 공동주최하는 베를린박람회(메세베를린)와 독일가전통신산업협회(GFU)는 행사 5개월 전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GPC)를 개최해 가전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소개하는데, IFA 2018을 앞두고 20일(현지시간)부터 이탈리아 로마에서 진행된 올해 GPC의 스포트라이트는 중국계 기업들의 차지였다.

이날 오전 로마 남서쪽 쉐라톤 데 메디치 로마 호텔에서 50여 개국 언론인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GPC에서 샤프는 세계 최초의 ‘8K TV(모델명:LV-70X500E)’ 유럽 출격을 선언했다.

샤샤 레인지(Sascha Lange) 샤프 마케팅ㆍ세일즈 담당 부사장은 “이달 말 유럽과 러시아에서 70인치 화면의 8K TV를 판매한다”며 “8K 기술이 TV 대형화 시대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8K TV는 화면의 가로 화소(픽셀)수가 8,000개 수준이란 것을 의미한다. 풀HD는 가로 픽셀이 2,000개, 지난해 말 국내 광역시와 강원권으로 방송 영역이 확대된 초고화질(UHD)는 약 4,000개다. 가로 픽셀수에 세로 픽셀수를 곱한 8K TV의 해상도는 풀HD보다 16배, UHD보다 4배나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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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IFA 2018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의 쉐라톤 데 메디치 로마 호텔 1층 로비에 샤프의 8K TV가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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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의 8K TV는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가 필요한 액정표시장치(LCD)다. 가로 픽셀이 7,680개, 세로 픽셀이 4,320개다. 유럽 가격은 1만1,199유로(약 1,470만원)다.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은 2016년 말 일본 샤프의 TV 사업을 인수한 뒤 지난해 10월 중국에 8K TV를 최초로 출시했다. 샤프는 같은 해 12월 일본, 올해 2월 대만에서 선보인 8K TV를 들고 유럽 시장까지 정조준했다.

2012년부터 글로벌 전시회에서 8K TV를 선보인 삼성전자는 IFA 2018에 즈음해 첫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 샤프보다 1년 정도 늦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8K 패널의 TV 적용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8K 콘텐츠가 디스플레이 기술을 따라올 시간을 감안한 전략인데, 샤프는 이미 초당 60프레임으로 8K 영상을 촬영하는 세계 최초의 8K 캠코더를 생산한다. 프랑스TV와는 스포츠중계에도 시범 도입하는 등 ‘8K 생태계’ 조성에도 열성적이다. 샤샤 부사장은 “2년만 있으면 유튜브도 8K 영상 콘텐츠를 지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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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가전기업 TCL의 유럽 TV 시장 전략과 목표를 요약한 그림. 메세베를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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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설립된 중국 가전기업 TCL은 50여개 국가 미디어 앞에서 “오는 2020년까지 유럽 TV 시장 3위”를 목표로 제시했다. TCL은 방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2016년 9%였던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11%로 끌어올렸다. 1, 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확고한 3위다. 이제는 중국을 넘어 최고 기술이 다투는 유럽에서 기술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현재 TCL 주력 제품은 LCD 기반 QLED TV다. 프레데릭 랜진(Frédéric Langin) TCL 유럽 세일즈ㆍ마케팅 매니저는 “내년에 65인치와 75인치 초대형 TV를 선보이고, 2020년대에는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진정한 QLED TV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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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쉐라톤 데 메디치 로마 호텔에서 열린 IFA 2018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피터 고든 화웨이 수석 마케팅 매니저가 P20프로에 탑재한 트리플 카메라의 성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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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스마트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단숨에 글로벌 3위까지 치고 올라간 중국 화웨이는 최근 일부 국가에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P20와 P20프로의 기술력을 강조했다. P20프로에는 3개의 렌즈를 조합한 ‘트리플 카메라’가 적용됐다. 독일 라이카와 협업한 트리플 카메라 스마트폰은 삼성전자나 애플보다도 먼저 내놓은 세계 최초 제품이다. 피터 고든(Peter Gauden) 화웨이 수석 마케팅 매니저는 “P20의 인공지능(AI) 카메라 기능은 19개 카테고리에서 500개 이상 신(scene)의 촬영을 지원한다”며 “삼각대 없이도 스마트폰으로 가장 완벽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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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트리플 카메라를 적용한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P20프로. 화웨이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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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 TCL 화웨이는 IFA 2018의 공식 파트너다. 여기에 중국 가전기업 하이센스도 후원사로 참여, 총 20개의 글로벌 후원사 가운데 중국 기업이 단일 국가 중 가장 많은 4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만 IFA 후원사이고, 일본 기업도 파나소닉과 소니 뿐이다.

유럽시장에서도 성장세를 과시하고 있는 중국 ITㆍ가전 기업들에게 AI 같은 신기술에 우호적인 자국 시장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GFK의 제라드 탄(Gerard Tan) 아시아태평양지역 디렉터는 “신기술에 대한 관심도는 아시아 중에서도 중국이 특히 높다”며 “스마트홈이 미래의 삶을 바꿀 것이란 전망에 긍정적인 답변을 한 비중이 미국은 51%, 독일은 43%인데 비해 중국은 75%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로마=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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