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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조양호 회장 ‘딸 물세례 갑질’에 침묵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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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미지 실추·주가하락에도 모르쇠

부인 의혹 터져도 회사가 방패노릇

직원들 “유니폼 입고 다니기 민망”

“조 회장 사과하고 체질개선 나서야”



한겨레

그래픽_김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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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운영 전반에 걸쳐 획기적인 쇄신을 추진하겠다.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은 바꾸도록 하겠다.”(2015년)

“관행, 안일한 사고방식과 적당주의 등 조직의 성장을 저해하는 모든 부정적인 것들로부터 ‘떠나야’ 한다.”(2018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해마다 신년사에서 ‘쇄신’ ‘관행 철폐’ 등을 강조했다. 하지만 조현민(35) 대한항공 전무의 ‘물세례 갑질’ 사건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근본적인 사태 해결책을 모색하기는커녕 총수 일가의 판단만 기다리고 있는 모양새다. 19일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회장이) 현재 상황에 대해 다 알고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윗선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고, 더는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총수 일가의 사고 처리 방식에서 족벌 경영의 폐해가 드러난다. 평소 조 회장은 꼼꼼하게 직원들 문제에 개입했다. 지난 3월 조 회장은 직원 과실로 발생한 불과 수만원 배상 책임을 ‘직원 월급으로 송금하라’고 회사 내부 인트라넷에 지시하기도 했다. 대한항공 내부 규정은 직원 과실로 발생한 손해는 회사가 부담하도록 하는데도,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이다. 반면 브랜드 이미지 실추는 물론 수천억원에 이르는 주가 하락 등 큰 손실을 안긴 조현민 전무의 잘못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조 전무의 갑질 파문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어머니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욕설 의혹도 새롭게 불거졌다. 하지만 대한항공 쪽은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운 내용이다” “개인 가정사라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만 반복할 뿐이다. 그러면서 18일 입장자료를 내어 “당사 이슈와 관련해 언론에 수많은 제보가 들어가고 있다는 얘기를 접하고 있어 당혹스럽다”며 “제보 중에는 사실관계가 확실치 않은 것들도 상당수 뒤섞여 있어 취재 시 확인 요청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실 확인 대신 총수 일가 보호를 위한 해명에만 급급하다 보니,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대한항공 등 3만여명에 이르는 한진그룹 임직원이 입고 있다. 대한항공의 한 운항 승무원은 “비행을 나가면, 유니폼 입고 고개를 들고 다니기가 민망하다. 사람들이 수군거리고, 국제적으로도 망신”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회사 안팎으로 조양호 회장이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은정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는 “총수 일가의 갑질로 직원이나 주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대책을 마련해 논란을 종식시키고, 기업 내 체질개선 등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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