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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국내 연구진, 난치성 폐암 항암물질 171개 찾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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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해외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로 난치성 폐암 표적 치료를 위한 항암물질을 대규모로 발굴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표적 치료 분야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입증하는 한편, 폐암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표적 치료(Target therapy)는 암세포에서만 발현되는 특정 표적을 공격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최대 치료 효과를 얻는 항암 치료법을 말한다.

조선비즈



폐암은 국내에서 인구 10만명당 35명이 사망해 가장 높은 치사율을 보이는 암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김현석(사진) 연세대 의과대학 연세유전체센터 교수 연구팀과 미국 텍사스주립대학 연구팀이 함께 ‘대규모의 화학 유전체 분석플랫폼’을 개발해 난치성 폐암의 개인 맞춤 치료 후보물질 171개를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화학 유전체(Chemogenomics)는 대량의 소분자화합물을 유전체 수준에서 기능을 분석·규명하는 방법으로 환자맞춤형 신약 개발을 위해 최근 주목받는 연구방법론이다.

표적치료제는 암세포만 집중적으로 공격한다는 점에서 뛰어난 항암 치료제이지만 소수 암에 대해서만 약제가 개발돼 있다. 대다수의 암 환자가 치료 혜택을 받으려면 현재보다 훨씬 많은 수의 표적치료제 개발이 절실하다. 또 기존 표적치료제 개발 과정은 장기간에 걸친 기초 연구와 약물 스크리닝을 거쳐야 해 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전체 100가지 종류의 다양한 폐암 세포주를 대상으로 20만종 이상의 소분자물질 스크리닝 데이터와 유전체 빅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 그 결과 항암 효능을 갖는 171개의 표적 치료 후보물질과 동반진단법을 동시에 발굴했다.

특히 표적치료 방법이 없었던 ‘KRAS/KEAP1 동시변이’, ‘NOTCH2 변이’ 세포의 경우, 항암물질 발견과 함께 표적 치료를 할 수 있게 하는 타깃 단백질과 약물 작용 기전을 추가로 밝히는 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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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종 암세포주 유전체빅데이터와 20만종의 소분자화합물 스크리닝 데이터를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이용 통합 분석해 171개의 표적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전체 폐선암환자의 6% 정도에서 KRAS 유전자와 KEAP1 유전자에 암 돌연변이를 동시에 갖고 있다. 두 유전자 변이는 각각 폐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까지 표적치료제가 개발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NOTCH는 배아의 발생과 세포의 증식 혹은 사멸을 조절하는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하며 NOTCH2 유전자 변이·소실은 전체 폐선암환자 종양의 5% 이상에서 관찰된다.

김현석 연세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화학 유전체 연구방법론을 적용한 대규모의 표적 치료 후보물질 발굴 연구로, 장기간 소요됐던 기존 표적치료제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적용성을 검증하는 후속연구를 진행 중이며, 같은 분석플랫폼을 위암, 대장암, 췌장암 등에 적용해 한국인의 대표 암 질환에 항암효능이 있는 약물을 국내기술로 발굴해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 연구개발(R&D)사업의 하나로 지원받아 수행됐으며 생명과학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셀(Cell)’ 저널 온라인판에 4월 19일자로 게재됐다.

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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