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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日 다케시타파 26년만에 부활…9월 총리선거서 아베 버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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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3대 파벌로 캐스팅보트 역할 가능…"지지 후보 미정" 반복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 자민당의 다케시타(竹下) 파벌이 부활하면서 오는 9월 예정된 총재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일본에서는 통상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 만큼 자민당 총재선거는 총리선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당내 3대 파벌인 다케시타파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20일 현지 정치권에 따르면 의원 55명이 있는 자민당 누카가(額賀)파는 전날 총회를 열고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 총무회장을 새 파벌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다케시타 신임 회장의 형인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1924∼2000) 전 총리가 이끌던 다케시타파란 명칭이 26년만에 부활하게 됐다.

다케시타 신임 회장은 "9월에는 총재선거, 내년 여름에는 참의원 선거가 있다"며 "결속해서 성과를 내자"고 말했다.

주목되는 것은 사학스캔들과 관련한 재무성의 문서조작, 이라크 파병 자위대의 문서은폐 파문이 강타하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 대한 여론이 싸늘해지는 상황에서 다케시타파가 새 출범을 했다는 것이다.

다케시타파는 자민당의 제3파벌로 아베 총리를 배출한 호소다(細田·96명)파와 아소(麻生·60명)파 다음의 영향력을 갖고 있다.

기시다(岸田·47명)파와 니카이(二階·44명)파, 이시바(石破·20명)파, 이시하라(石原·12명)파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무파벌도 73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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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왼쪽)와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동안 다케시타파은 아베 총리를 지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당 정조회장이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 등 차기 후보에 대한 지지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실제 다케시타 신임 회장은 총재선거에 대해 "아직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28일 강연에서도 당분간은 아베 총리를 지지하겠다면서도 "가장 정책적으로 가까운 사람은 기시다파"라고 말했다.

차기 총재선거에서 기시다 정조회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동시에 같은 계파였던 이시바 전 간사장에 대해서도 "지원하지 않는다고도 말할 수 없지만, (현재) 지원할 수 있다고 말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총재 선거 직전까지 태도를 분명히 밝히지 않음으로써 몸값을 올리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그만큼 당내 3대 파벌로서 총재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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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와 이시바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베 총리는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및 정상회담을 잇따라 한 뒤 이날 귀국했다.

아베 총리는 방미를 통해 안보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지원을 끌어냄으로써 악화한 국내여론을 만회해 반전을 시도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야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잇따라 터진 스캔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또 정상회담에서 안보 분야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는 대신 미국산 자동차와 농산물에 대한 수입 문제 논의가 불가피해진 데 대해 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가 이런 상황을 타개해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엔 다케시타파가 기시다 정조회장이나 이시바 전 간사장 등 다른 선택에 나서면서 차기 구도가 급변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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