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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컷] 매년 봄마다 다시 날아오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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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전승엽 기자·나한엘 인턴기자 = 크로아티아의 작은 마을에 사는 브로드스키는 24년 전 사냥꾼이 쏜 총에 맞은 황새 말레나를 발견했습니다. 날개를 다친 말레나를 정성으로 치료했지만 결국, 날 수 없어 그의 집 지붕 위에 둥지를 내주었죠. 다친 날개로 혼자 살던 말레나는 17년 전 사랑을 만나게 되는데요. 바로 수컷 황새인 클레페탄입니다. 둘은 사랑에 빠졌고 가족을 꾸렸습니다. 하지만 황새는 철새라 여름이 끝나면 따뜻한 남쪽으로 날아가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둘의 사랑이 끝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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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음 해 봄 3월 말, 놀랍게도 무려 1만3천km를 날아와서 클레페탄이 말레나에게 돌아왔습니다. 브로드스키의 지붕 위로 곧장 말이죠. 황새가 추위를 피해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시리아, 소말리아 등 위험한 남쪽 지역인데요. 사람들은 매년 클레페탄이 못 돌아오면 어쩌나 걱정하는데도 장거리를 극복한 이들의 사랑은 벌써 17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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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크로아티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브로드스키는 “올해에는 다른 때보다 일주일이나 일찍 왔더군요. 물고기를 넣어두는 통을 바로 찾는 걸 보니 클레페탄이 맞았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여러 장애물을 극복한 둘이 행복하길 바랍니다.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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