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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전세약세에 강북 갭투자 인기지역도 '시들'…"출구전략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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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대문·노원 등 갭투자 인기지역 전세가율 '뚝'

"집값·전셋값 하락 우려에 갭투자자들 출구전략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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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단지.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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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서울 지역 전세 약세가 지속되면서 투기세력이 몰리던 강북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 인기 지역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KB부동산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달 67.2를 기록, 지난해 4월(73.2%) 이후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강북 갭투자 인기 지역의 전세가율 하락세도 두드러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80%대 전세가율을 유지하던 성북구는 1.04%포인트(p) 떨어진 79.5를 기록해 2년7개월만에 80%선이 무너졌다. 그 밖에 상대적으로 높은 전세가율을 보였던 Δ동대문구 74.5%(-1.79%p) Δ서대문구 75.2%(-1.18%p) Δ마포구 70.6%(-0.97%p) Δ노원구 70.3%(-0.76%p) 등도 큰 하락폭을 이어갔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까지 시세차익을 노린 갭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던 곳이다. '갭(Gap)투자'란 집값과 전셋값의 차이를 이용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식이다.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진입하기가 쉽다. 몇 년 간 집값과 전셋값 동반상승이 지속되면서 갭투자가 극성을 부렸다.

하지만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비과세 실거주요건 강화 등 갭투자 방지를 위한 규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열기가 꺾이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최근 전세시장 위축으로 곳곳에서 역전세난이 현실화되는 모습을 보이자 갭투자자들이 자취를 감췄다는 게 중개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성북구 갭투자 대표 단지로 꼽히는 길음뉴타운6단지 래미안 전용면적 59㎡ 주택형의 경우 지난해 말 매매가는 5억3000만~5억5000만원대, 전셋값은 4억3000만원선이었다. 약 1억여원으로 투자가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매매전환이 늘면서 매매시세는 6억1000만원 이상으로 오른 반면 전세수요는 줄어 전셋값은 4억1000만원 밑으로 떨어져 갭이 2억원대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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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전경©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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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음뉴타운 A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 통계에는 안 잡혔지만 요즘 전세수요가 줄어들면서 전셋값이 떨어지고 문의가 끊긴 단지들이 많다"며 "매매전환이 늘면서 집값이 오르기는 했지만 전셋값이 계속 떨어지면 집값도 장담할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성북구에서는 내년 3월 2352가구 규모의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입주가 예정돼 있어 전셋값 약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솔직히 요즘 갭투자 문의는 자취를 감췄다"면서 "이미 들어온 투자자 중에도 전셋값, 집값 하락을 우려해 시세차익을 챙겨 나가려는 경우가 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동대문구의 경우에도 대단지 입주가 몰리면서 통계상에도 전셋값 하락이 뚜렷해져 갭투자 리스크가 커진 상태다. 부동산114 기준 동대문구 전셋값은 지난주 0.32% 하락해 25개 자치구 중 가장 큰 변동폭을 보였다.

동대문구에서는 다음 달부터 '래미안답십리미드카운티'(총 1009가구), '힐스테이트청계'(총 764가구), '동대문롯데캐슬노블레스'(총 584가구) 등 총 2357가구 입주물량이 연이어 쏟아진다.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갭투자 수요가 몰렸던 노원구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이어 안전진단 강화 등 규제 직격탄을 맞으면서 매매, 전세시장이 모두 위축됐다. 갭투자자들이 계속해 전세물량을 쏟아낸 반면 매매전환, 인근 신도시 이주 등으로 전세수요가 줄면서 전셋값이 지난주 0.08%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규제 여파로 매매도 완전히 끊겨 집값도 5주 연속 하락세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 시장이 더 위축되기 전 집을 팔고 빠져나오려는 갭투자자들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된다"며 "'탈출 러시'가 동시에 몰리면 시장은 또 한 번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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