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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일하며 아픈 부모 보살피는 서울시민 10명 중 9명은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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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ㆍ정서적 어려움 호소…전문가 상담 11% 수준

-지원정책 활용비율 낮아…“알아도 못 쓰는 일 많을 것”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회사에 다니면서 병든 노부모나 배우자를 보살피는 서울시민 88.5%는 여성이며, 평균연령은 50.9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복지재단은 일을 하며 아픈 부모나 배우자도 돌보는 서울시민 200명 연구 결과가 있는 ‘일하는 가족 돌봄자 지원방안연구, 노인 돌봄 가족을 중심으로’를 20일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돌봄 대상이 되는 노인은 여성이 69.5%로 남성보다 많고 평균연령은 81.3세다. 이들 대부분은 장기요양등급 3급(41%)~4급(32.5%)에 해당한다. 1~2급은 시설에 입소한 경우가 많다. 돌봄 대상 노인 56.5%는 치매를 앓고 있다. 사별한 후 홀몸이 된 노인(63%)이 배우자가 있는 노인(36%)보다 배 가량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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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모를 돌보는 이는 심리ㆍ정서적 어려움이 5점 만점에 4.17점으로 가장 크다. 사회ㆍ문화활동 참여가 힘들고(4.03점), 돌봄 노동에 따른 신체적 어려움(4.02점)도 심하다고 언급했다.

돌봄 노동에 따른 스트레스 발생시 상담을 요청하는 이는 대부분 가족(71%), 친구(61%)다. 전문가와 이야기한다는 비율은 11%에 그친다.

김미현 시복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노인 돌봄 영역이 아직 사회적 어젠다로 수용되지 못하는 것”이라며 “상담 전문기관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부모를 돌보는 이는 시의 지원정책 중 ‘치매노인 돌봄가족 휴가제’(68%)를 가장 선호한다. 치매를 앓는 노인을 보살피다 지친 가족이 간병 부담에서 벗어나 재충전할 수 있도록 돕는 휴가 지원 프로그램이다. 휴가비 일부는 시가 충당한다. 가족돌봄 휴직제도(62.5%), 서울시 치매상담지원센터(38.0%), 가족간호 휴가제도(37.0%) 등에 대한 선호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로 지원정책을 활용하는 비율은 낮다. 특히 가족간호 휴가제도(4.5%), 치매노인 돌봄가족 휴가제(2.5%), 유연근무제(2.5%)를 이용해봤다는 응답률은 한 자릿수로 집계됐다.

김 연구위원은 “낮은 정책인지도도 문제지만, 돌봄자의 절반 이상이 직원 수 10인 미만으로 영세한 직장에서 일해 정책 수용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시와 중앙정부가 각종 돌봄 관련 서비스를 통합하는 ‘지역 포괄 케어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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