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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한국GM 노사, 군산공장 680명 고용보장 쟁점...극적 타결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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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협상의 데드라인을 정하면 대체로 그 시간에 맞춰서 끝나게 된다. 데드라인이 남았는데 하루나 이틀 전에 협상이 끝나면 무성의한 협상이라고 비난받게 된다.

GM본사가 데드라인을 4월 20일로 정한 만큼 한국GM 노조는 최대한 시간을 끌며, 얻을 것은 최대한 얻어내려 할 것이다. 회사측도 노조에 먼저 패를 내놓지 않았다. 미리부터 양보할 수 있는 최대 조건을 보여주면 협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노사는 지금까지 최대한 시간을 끌며 기싸움을 벌여 왔다.

이제 시간이 양측 모두 데드라인이 임박하자, 마음 속에 있던 요구 조건과 가능한 타협안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 18일 9차 교섭에서 노조는 그간 군산공장 폐쇄 철회에서 '고용보장 촉구'로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회사도 노조측 요구사항인 군산공장 고용문제에 대해 추가 희망퇴직, 전환배치, 무급휴직 등 별도 제시안을 낸 상태다. 군산공장 근로자에 대한 큰 틀의 가이드라인을 먼저 정하고, 바로 복리후생비 절감 협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입장 차이가 크다는 것이 문제다. 19일 열린 10차 교섭에서도 노사 모두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군산공장 남은 근로자 680명 임단협 쟁점

현재 한국GM 노사간 가장 큰 쟁점은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군산공장 직원 680명의 고용보장 여부다. 한국GM 사측은 9차 교섭과 마찬가지로 10차 교섭에서도 희망퇴직(군산공장에 한해 1회 진행), 전환배치(군산공장 노동자 680명 대상), 무급휴직(5년 이상) 등 일부 수정된 안을 제시했다.

쉽게 말하면 680명에 대해서 한 차례에 걸쳐서 희망퇴직을 더 받고 이후 남는 인원은 다른 공장에 전환 배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희망퇴직 신청 인원이 적어 전환배치가 어려우면 신차 배정에 따라 공장이 정상 가동될 때까지 5년 이상 무급 휴직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조선비즈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진 한국GM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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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회사측은 내년 말부터 부평공장에서 트랙스 후속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생산을 시작하고 창원공장에서는 2022년부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생산하겠다는 뜻을 노조에 전했다. 그러나 회사가 제시한 모든 조건을 20일까지 받아들일 경우에만 노조 측과 합의하겠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회사측 제시안에 대해 노조는 군산공장 직원의 고용과 신차 배정을 먼저 확정하고 자구안과 일괄적으로 타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영 정상화 기간까지 5년 이상 무급휴직 인정' 등 군산 노동자들에 대한 대안 제시가 적절하지 않다며 회사의 수정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한국GM 관계자는 “데드라인이 불과 이틀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군산공장 근로자 고용 문제에 대해 사측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진전된 안을 새롭게 제시한 것”이라며 “20일까지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남은 데드라인, 연장 쉽지 않을 듯

노조는 GM본사가 20일로 정한 데드라인에 대해 그다지 신뢰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데드라인을 연기했던 한국GM은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말한다.

조선비즈

한국GM 군산공장 정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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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본사가 한국GM 사정 때문에 글로벌 신차배정 일정을 계속해서 늦출 수없는 데다, 당장 이달과 다음달 운영자금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GM본사가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거론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되면 영업망이 붕괴해 정상적인 영업 활동이 어려워지고, 유동성 부족에 의해 생산 활동도 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사측은 정부에서 한국GM을 청산하기보다는 회생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노조 설득에 실패하면 법정관리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인력 구조조정 등이 용이해 오히려 고정비 줄이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사측에서 강공으로 나오자 노조도 현재까지는 대화를 통한 교섭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투쟁보다는 최대한 대화를 통해 임단협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한국GM 관계자는 “본사는 어떻게든 한국 사업장을 살리고 싶어한다"면서 “회사가 직원들 월급과 위로금, 협력업체 대금지급도 어려운 상황이라 이번 20일은 2월과 3월 제시했던 데드라인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김참 사회부장(pumpkin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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