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지암리조트 옆 수목원 화담숲
권혁재 사진전문기자가 본 사계절
봄꽃이 가을 단풍보다 다채로와
연분홍 철쭉 아래 금낭화 하트
지난해 4월 29일 촬영한 화담숲의 소나무 정원. 기품 어린 소나무 아래로 선홍색 영산홍과 분홍색 철쭉이 흐드러지고, 정원을 에운 숲은 신록을 머금어 연둣빛으로 반짝인다. 화담숲의 봄은 화려하되 요란하지 않다. 세상의 모든 명품이 그러하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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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담숲은 공공연한 비밀 같은 수목원이었다. 2007년 발이봉(512m) 서남쪽 자락에서 조성을 시작했고, 2010년 슬그머니 문을 열었다. 소문은 무서웠다. 알음알음 알려진 화담숲은 이내 명소로 거듭났다. 그로부터 3년 뒤 화담숲은 공식 개장을 선언했다. 그 첫 소식을 week&이 알렸다. 가을 들머리, 화담숲의 명물 단풍나무원이 알록달록 물들 무렵이었다. 이제 화담숲은 종종 예약을 받는다. 사람이 너무 몰려서다.
세월이 흘렀고, 마침내 화담숲의 봄을 말한다. 단풍 지는 나무처럼 꽃 피우는 풀도 제법 기운이 붙었기 때문이다. 화담숲의 봄을 3년째 지켜본 사람이 있었다. 중앙일보 권혁재 사진전문기자가 스마트폰 카메라로 화담숲의 사계절을 묵묵히 담아왔다. 남몰래 쟁여놨던 화담숲의 봄을 예 풀어놓는다.
화담숲에서 피는 봄꽃을 개화 시기에 따라 배치했다. 금낭화와 황매화(아래 사진) 모두 지난 15일 촬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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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담숲에서 피는 봄꽃을 개화 시기에 따라 배치했다. 금낭화(위 사진)와 황매화 모두 지난 15일 촬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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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화담숲은 숲으로 불려야 외려 마땅하다. 일단 보기에도 숲이다. 수목원은 대체로 평지에 들어서는데, 화담숲은 발이봉 가파른 산자락에 얹혀 있다. 산의 허리, 중턱, 골, 기슭, 마루금이 나무로 빽빽하고 풀로 촘촘하다. 나무 무성했던 산에 다시 나무를 심었고 풀 우거진 흙에 다시 풀을 심었으니 숲이라 해야 맞다. 지금은 사람이 심은 나무가 더 많지만, 사람이 심은 나무도 애초부터 이 산자락에 살았던 나무처럼 자연스럽다. 2013년에도 자연스러웠다. 올해는 5년 전보다 더 자연스럽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명자꽃. 2년 전 4월 30일 촬영했다. 흰 꽃잎과 빨간 꽃잎이 같이 핀 변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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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팝나무 꽃. 지난해 5월 10일 촬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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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꽃. 지난해 5월 14일 촬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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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농익어도 자작나무숲은 사람이 많았다. 푸르죽죽한 자작나무 꽃은 축축 쳐져 볼품없었지만, 하얗게 빛나는 줄기의 자작나무 아래로 노랗고 하얀 수선화 수천 송이가 만개해 강렬한 색감을 연출했다. 자작나무도, 수선화도 사람이 심은 것이어서 우리의 봄치고는 채도가 높았다.
하나 봄은 땅에서 시작한다. 겨우내 얼었던 흙이 봄바람에 풀어진 틈을 타 잎이 돋고 그 잎에서 꽃망울이 터진다. 봄꽃이 반가운 건 이 위대한 자연의 섭리를, 이 대견한 자연의 힘을 목도할 수 있어서이다. 진짜 봄꽃은 흙에서 피어난다. 새로운 시작은 낮고 그늘진 곳에서 비롯되게 마련이다.
화담숲의 봄을 알리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이 녀석들 덕분이다. 화담숲은 어느새 풀꽃 세상이 되었다. 처음부터 이 산자락에 터를 잡았던 풀꽃과 나중에 사람이 심은 풀꽃이 어울려 자연스러운 숲을 이루었다. 이제는 하나씩 풀꽃 이름을 불러도 될 만큼, 화담숲은 넓어졌고 깊어졌다.
개별초. 꽃을 촬영한 연도는 다르다. 그러나 꽃을 찍은 계절은 하나다. 4월 중순~5월 중순 핀 봄꽃을 개화 시기대로 나열했다. 개별초가 제일 이르고 매발톱이 제일 늦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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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리매발톱. 꽃을 촬영한 연도는 다르다. 그러나 꽃을 찍은 계절은 하나다. 4월 중순~5월 중순 핀 봄꽃을 개화 시기대로 나열했다. 개별초가 제일 이르고 매발톱이 제일 늦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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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지. 꽃을 촬영한 연도는 다르다. 그러나 꽃을 찍은 계절은 하나다. 4월 중순~5월 중순 핀 봄꽃을 개화 시기대로 나열했다. 개별초가 제일 이르고 매발톱이 제일 늦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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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남성. 꽃을 촬영한 연도는 다르다. 그러나 꽃을 찍은 계절은 하나다. 4월 중순~5월 중순 핀 봄꽃을 개화 시기대로 나열했다. 개별초가 제일 이르고 매발톱이 제일 늦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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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이용정보=화담숲은 곤지암리조트 정문 안에 있다. 리조트 곳곳에 화담숲을 왕복하는 무료 셔틀버스가 정차한다. 화담숲 개장시간은 주말 기준 오전 8시~오후 6시. 주중에는 개장 시간이 30분 늦다. 폐장 1시간 전에는 입장해야 한다. 입장료 어른 1만원. 화담숲 안에서 모노레일이 운행한다. 화담숲을 한 바퀴 도는 순환코스 요금은 어른 8000원. 발이봉 중턱 2승강장까지 편도 요금은 어른 4000원. 모노레일 순환코스를 타면 20분 만에 내려오지만, 5.2㎞ 길이의 탐방로를 다 걸으면 2시간쯤 걸린다. 031-8026-66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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