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점점~ 멀어지나봐' 테슬라 모델 3, 국내 출시 언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본인의 과오를 인정했다. 과도한 공장 자동화로 인해 모델 3의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머스크는 모델 3의 생산라인 가동 중단을 선언하고, 문제 해결에 나섰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모델 3를 기다렸던 예약자들이 떠날 가능성도 제기되는 중이다.

모델 3는 테슬라의 구원투수로 분류됐다. 전기차 시장 선두주자로 꼽히는 테슬라가 내놓은 3000만원 중반대의 저렴한 가격이 강점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2016년 4월 1일 사전계약 시작과 동시에 수십만명이 계약금 100만원(한국기준)을 내고, 모델 3를 기다리는 중이다. 테슬라코리아는 한국 사전계약자의 숫자를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으나, 수만명이 모델 3를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IT조선

2017년 중반부터 테슬라는 모델 3의 인도에 들어갔다. 그러나 테슬라는 3분기와 4분기 각각 222대, 1500대만을 생산했다. 생산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호언한 2018년 1분기에도 겨우 7000대만 만들어 졌다.

모델 3의 생산이 더딘 이유로는 과도한 공장 자동화가 꼽힌다. 용접, 도색부터 조립, 검수까지 모두 로봇이 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가 간과한 것은 사람에게는 없는 단순 작업 시의 소프트웨어 오류다. 또 자동화 시스템의 고장이 이어지면서 공장 전체가 멈추는 일도 허다했다.

일론 머스크는 자동화 시스템을 공장 생산라인에서 거두고, 인간 노동자 고용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이로 인해 테슬라가 모델 3의 생산목표가 1주에 5000대에서 6000대로 상향조정됐다고 보도했다. 24시간 공장을 가동하고, 모델 3가 만들어 지는 미국 프레몬트 공장과 네바다 기가팩토리에서는 일주일에 400명 이상을 고용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모델 3의 한국 출시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2017년 9월 모델 S가 2018년 전기차 보조금 대상 차종에 포함되면서 모델 3의 한국 출시에도 관심이 모였지만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고, 현재까지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당시 국내 언론은 테슬라 모델 3의 미국 판매가격을 들며 국내 출시가를 가늠했다. 미국에서 3만5000달러부터 시작하는 모델 3는 약 350㎞(미국 기준)의 주행거리를 확보했으며, 완전자율주행 하드웨어와 와이파이/LTE 커넥티비티, 풀 LED 조명, 8년/16만㎞의 배터리 보증을 포함한다. 완충 시 약 500㎞를 달리는 롱 레인지 버전의 경우 4만5000달러다. 이 차는 후륜구동을 지원하며, 프리미엄 업그레이드, 휠사이즈, 외장색, 오토파일럿 등 세가지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제공한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2018년 전기차 보조금을 더하면 기본형은 2000만원 중반, 주행거리를 늘리고 옵션을 추가한 고급형은 3000만원 중반을 예상할 수 있다.

IT조선

그러나 전기차 보조금은 판매 중인 차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이와 관련해 테슬라코리아는 "안전 및 환경인증을 신청도 안한 상태에서 보조금을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는 입장을 내놨었다.

테슬라코리아는 모델 3의 국내 인도일을 2018년 4분기로 잡았다. 이어 2019년 1분기까지도 출시가 밀릴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한국지사와 미국본사의 입장 차이가 미묘하게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는 지금 상황으로는 2019년 1분기도 빠른 출시라는 전망이다.

최근에는 테슬라의 충전 규격이 변경됐다는 점을 들어 모델 3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국내 언론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일론 머스크의 생산지연 고백이 나오면서 결과적으로 없는 얘기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모델 3에 대한 관심이 아직도 높지만 냉정하게 봤을 때, 모델 3의 국내 출시는 당분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모델 3의 한국 공식 인도가 하염없이 뒤로 밀리면서 국내 예약자들도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예약을 취소한 사람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실제 모델 3를 예약했다가 최근에 취소한 예약자는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예약을 했는데,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차가 돼서 예약을 취소하게 됐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모델 3 예약 최소자에 대해 즉각 환불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편, 모델 3가 고스트카(실체가 없는 차)라는 오명을 얻고 있는 것과 반대로 경쟁자들은 속속 세계 무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면서 먼 거리를 달린다는 테슬라의 장점도 희미해지고 있다. 쉐보레는 볼트 EV로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고, 현대차도 코나 일렉트릭으로 글로벌 공략에 나서고 있다. 닛산은 순수 전기차 2세대 리프를 선보이면서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투자액도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이미 전기차 분야에 수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다. 벤츠가 소속된 다임러나 BMW, 도요타, 현대차, 볼보차 등도 역시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IT조선 박진우 기자 nicholas@chosunbiz.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