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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밀집 수비 뚫은 최강희 비책, 원톱+세밀한 MF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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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프로축구연맹


[전주=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경기 중에 해답을 찾는 것도 능력이다.

전북은 18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킷치와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E조 마지막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후반 27분 이승기가 선제골을 넣었고, 34분과 42분에는 김신욱, 임선영이 추가골을 터뜨렸다. 전북은 승점 15점을 기록하며 2위 톈진취안젠을 따돌리고 조 1위로 16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전북은 4-4-2로 경기를 시작했다. 이동국과 아드리아노가 최전방에 서고 티아고, 신형민, 이재성, 그리고 로페즈가 미드필드 라인을 구성했다. 전체적으로 경기 내용은 답답했다. 킷치가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쓰면서 전북 공격이 해법을 찾지 못했다. 이동국이 허리까지 내려와 경기를 풀어가는 역할까지 소화했지만 어택킹 서드(상대방 수비 진영)에서의 세밀한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았다. 아드리아노가 시도한 세 차례의 헤더는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가거나 킷치 골키퍼 왕젠펑의 선방에 막혔다.

킷치 골문을 열지 못하자 최강희 전북 감독은 전술에 변화를 줬다. 후반 18분 이동국, 아드리아노를 빼고 김신욱, 임선영을 투입했다. 25분에는 티아고 대신 이승기까지 넣었다.

최 감독의 해법은 명확했다. 세밀한 미드필더들을 통해 정교하게 밀집 수비를 뚫겠다는 작전이었다. 최전방에서 힘이 좋은 김신욱이 상대 센터백들을 묶으면 주변에 있는 기술 좋은 이재성, 이승기, 임선영 등이 기회를 만드는 그림이었다. 티아고나 로페즈에 비해 세 선수는 좁은 공간에서 풀어가는 능력이 좋다.

전술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후반 27분 왼쪽 측면에서 로페즈가 올린 크로스를 김신욱이 머리로 떨궈줬고, 앞에서 기다리던 이승기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34분에는 임선영의 슈팅이 김신욱 머리에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임선영은 42분 상대 수비가 흐트러진 틈을 타 슈팅을 시도해 쐐기골을 터뜨렸다. 킷치는 한 번 흔들리자 와르르 무너지며 대량 실점했다. 갑작스러운 전술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전북 스쿼드는 화려하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선수들이 많다.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경기력이 달라진다. 상대의 전술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한다. 최 감독은 전반 내내 답답했던 공격 상황을 용병술과 전술 변화로 극복했다. 스쿼드의 탄탄함과 사령탑의 지략이 만든 승리였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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