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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방화문 없어 열·연기 차단못해"… 제천 화재참사 2차 조사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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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합동조사단, 유가족 등 참여해 3개월간 2차 조사

1층과 8·9층 불법 증·개축부분 방화문 설치되지 않아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해 12월 제천 복합상가건물 화재참사 당시 1층 주계단에 방화문이 없어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의 열과 연기를 차단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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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1일 발생한 화재로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복합상가건물.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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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합동조사단(합조단)은 18일 충북 제천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2차 합조단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화재 직후 비상계단 부분의 방화문에 문닫힘 방지장치(속칭 말발굽)가 설치돼 있었고 1층 증축 부분과 8~9층 불법 증·개축 부분에도 방화문이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화염과 연기가 급속도로 유입된 건물 내부의 계단과 벽체가 목재로 시공된 점도 이번 조사에서 새롭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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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1일 발생한 화재로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복합상가건물.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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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구조 측면에서는 엘리베이터와 EPS(전선 등이 수직으로 관통하는 통로) 등에 층간 방화구획이 구분되지 않아 화염과 연기가 상층부로 확산하는 주 통로가 됐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소방시설 측면에서는 1차 조사와 마찬가지로 화재확산을 지연시켜야 할 스프링클러와 방화 셔터, 배연창이 작동하지 않는 등 소방설비 작동에도 문제점이 확인됐다.

1차 조사 때 쟁점이 됐던 소방굴절차의 운용지연은 사고 당시 건물 주변의 무분별한 주차와 운용 담당자의 숙련도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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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충북 제천시청 브리핑룸에서 변수남(가운데) 소방합동조사단장이 복합상가건물 화재 참사와 관련한 2차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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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남 합조단장은 “가장 많은 희생자(20명)가 발생한 2층으로 진입하는 방법은 주계단과 비상계단, 창문 파괴 등 3가지가 있었는데 비상계단을 통해 진입했다면 일부 구조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효율적인 인력 배분이 이뤄지지 못했고 현장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현장지휘도 미흡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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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천 화재참사 관련 현안보고에 참석한 충북소방본부와 제천소방서 관계자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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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등이 제기했던 소방헬기로 인한 바람의 영향을 받아 화재가 확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약하게 건물 내부로 공기가 유입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합동조사단은 지난 1월 11일 1차 조사결과를 발표한 뒤 유족의 요청에 따라 1월 15~4월 12일까지 추가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는 유가족이 추천한 전문가 2명과 유가족 2명이 직접 참관인으로 참여했다.

합조단은 재발 방지 대책도 발표했다. 소방청 산하 화재안전특별TF팀을 운영하고 충북에서도 소방업무 혁신기획단을 구성, 종합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효과적인 상황관리를 위해 충북소방본부와 상황실을 같은 청사에서 통합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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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소방청 제1차 정책자문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제천 스포츠센터, 밀양 세종병원 화재 이후 구상중인 '소방제도 개선 종합대책(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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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참사 당시 문제가 됐던 낡은 아날로그 무전기 1072대는 올해 전면 교체된다. 현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지휘관 공모제와 지휘 실질능력 평가지를 실시할 예정이다.

소방합동조사단 관계자는 “제천 화재를 계기로 재발 방지대책 마련 등 소방정책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현장 인력을 확충하고 출동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다시는 이런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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