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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POINT] 무능한 교육부 탓에…실험쥐 신세된 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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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교육부와 국가교육회의가 2022학년도 대학 입시제도를 국민 손에 맡겼다. 1948년 교육부가 출범한 이래 70년 만에 처음 행해지는 실험이다. 불행하게도 현재의 중3 학생들은 교육부의 실험쥐 같은 신세가 되고 말았다.

국가교육회의는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대입 모형 한 가지를 도출해 이를 교육부에 넘기겠다고 한다. 그야말로 '인기 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얘기다. 국가교육회의 발표가 나온 뒤 학생과 학부모들은 벌써부터 복잡한 셈에 들어갔다. 어떤 제도가 나에게 또는 내 자식에게 유리한지 계산하느라 머리가 아프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서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한 뒤 교육부가 내건 슬로건은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다. 그러나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과정에 이 슬로건이 들어설 자리는 없어 보인다. 모두에게 '나의 아이'만 생각하게 할 뿐, 누구에게도 '우리 모두의 아이'를 위한 고민을 하지 않게 만든다.

대입제도는 어떤 제도가 채택되더라도 누군가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전형에 따라 수험생마다 유불리가 나뉘기 때문이다. 애초에 모두가 만족하는 제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대입제도와 같은 중요한 정책 결정에 앞서 교육부가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그보다 우선돼야 할 가치가 있다. 국가 비전에 근거한 '교육철학'과 '인재상'이다.

교육부의 역할은 교육철학과 인재상을 선명하게 정하고, 그런 인재를 기르기 위한 가장 공정하고 합리적인 제도를 고민하는 것이다. 그런 제도는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어도 모두가 납득할 수는 있다. 정권에 따라 바뀌고 여론에 휘둘리는 교육정책을 누가 쉽게 납득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교육부는 스스로 제 역할을 저버렸다. 무책임한 정부에 많은 국민이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결국 교육부 입맛에 맞는 정책을 골라내고 국민 여론으로 포장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교육부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것이다. 이제는 정말 공정하게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 관건이다. 공론화 과정에서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이번 실험은 반드시 실패하고 말 것이다. 부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중2, 중1 학생들마저 실험쥐 신세에 놓여선 안 된다.

[사회부 =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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