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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집에도 없는 지침 ‘KBO 졸속행정 속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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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중 심판위원에게 질의 금지 (볼 판정 여부/판정에 대한 어필 등)' KBO 리그 규정에 올 시즌 행동 관련 지침으로 새로 추가된 항목이다. 한 줄짜리 이 지침이 지난 3일 두산 오재원의 퇴장을 시작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올 시즌을 앞두고 발간된 '2018 KBO 리그규정'에선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KBO 리그 공식 홈페이지도 마찬가지다. 지침 항목엔 11조까지만 있을 뿐 논란이 된 질의 금지 지침은 찾아볼 수 없다.

사정은 이러하다. KBO가 규정집을 인쇄한 후 급하게 새로운 지침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규정집에도 관련 지침이 없는 촌극이 일어났다. 이 지침이 문제가 될 줄 몰랐던 것일까? 'S존 판정 논란'과 더불어 심판과 선수 사이의 갈등을 심화시킨 문제의 지침은 졸속행정으로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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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가 없었던 지침…예견된 혼란

KBO가 최초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 지침 개정안을 통보한 것은 지난 2월 26일 경이었다. 이미 규정집을 인쇄한 후에 급하게 새로운 지침을 추가해 내용을 전달했다. 당시 10개 구단은 전지훈련 기간이었다.

최종안이 통보됐던 것은 시범경기 기간인 3월 19일이었다. KBO 측에선 시즌 시작 한 달 전에 사전 통보를 줬다고 하지만 전지훈련과 시범경기 기간은 각 구단이 시즌 준비만으로도 바쁠 시기이다. 당연히 선수들은 관련 규정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될지 인지하지 못했다.

혼란은 심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3일 오재원이 과하지 않은 질의를 했을 때 새 지침을 엄격하게 적용해 퇴장을 명령했다. 구단도 팬들도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너무나 과한 제재라는 공감대가 팬들 사이에서 형성됐다.

그 결과 지난 13일 선수협회 김선웅 사무총장과 정금조 KBO 사무차장. 김풍기 심판위원장이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 결과 애초 단순한 질의까지 원천 봉쇄하려던 것은 아니었단 해명을 들었다. 현장에서 유연하게 지침을 적용하겠다고 협의도 했다. 결국 13일 삼성 이원석은 심판에게 상대적으로 강력한 항의를 하고도 퇴장을 당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애초에 시즌 전 KBO와 선수 측이 협의했었다면 없었을 문제였다. KBO의 행정 미숙으로 시즌 후 문제가 되고 나서야 협의를 시작했고, 혼란이 가중된 것이다. 선수협 측은 회동 당시 앞으로 경기에 관한 지침을 변경할 때에는 선수 측과 충분히 논의해달라고 KBO에 요청했고, KBO도 이에 동의했다.

투명한 공개가 해법?…KBO 심판위원 다음 주 전체 회의

최근 심판 판정 문제가 큰 파문을 일으키자 KBO 심판위원 전원이 참석하는 긴급회의가 다음 주 열릴 예정이다. 프로스포츠에서 심판 판정에 대한 신뢰와 존중은 기본 원칙이다.

이와 더불어 선수협회는 KBO에 심판 판정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했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심판 판정 결과를 종합해 KBO가 직접 공개하는 것이 오해를 줄이고 오히려 심판위원분들에게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심이 많다는 것이 오해라면 차라리 통계를 공개해서 해명하자는 것이다.

김선웅 총장의 요구에 당시 KBO 심판위원 측은 조금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판의 권위 문제 등 많은 것이 얽힌 복잡한 사안이란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도 마련해봐야 한다. 미진한 제도이긴 하지만 프로농구연맹(KBL) 등도 구단이 요청할 시 오심 등에 대한 심판설명회를 개최한다. KBO도 심판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지금 고려해볼 만한 제도다.

문영규기자 (youngq@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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