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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기 없어서? 뉴욕 '트럼프 타워' 시세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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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트럼프 반감 가진 매수자들 눈길 돌려 2년간 30% 시세 하락...트럼프 사저 있어 삼엄한 보안·시위대 집결도 불만으로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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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5번가에 위치한 트럼프타워.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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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도 땅값 비싸기로 유명한 5번가에 위치한 트럼프타워가 홀로 큰 폭으로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이들이 입주를 꺼리고, 트럼프 사저가 있어 삼엄한 보안으로 주민불편이 크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15년부터 트럼프타워의 평방피트(ft²)당 가격은 30%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맨해튼 미드타운 이스트지역의 다른 건물의 시세는 8% 떨어지는 데 그쳤다. 트럼프타워와 비슷한 연식의 건물과 비교해도 트럼프타워의 낙폭이 더 크다. 미드타운의 올림픽 타워는 트럼프타워보다 지어진지 8년이나 더 오래됐지만 가격 하락폭은 20% 수준에 머물렀다.

이 기간 동안 트럼프타워 매물도 2배 늘어났다. 현재 시장에는 22개의 매물이 나와 있다. '급처분' 매물로 헐값에 내놓지 않으면 계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1137평방피트(약 32평) 규모의 아파트는 180만달러(약 19억2000만원)에 팔렸다. 공실률도 10%로 인근 평균보다 2배가량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타워는 1983년 완공된 68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이다. 68층이지만 표기상 건너뛴 층들이 있어 실제로는 58층 높이다. 쇼핑몰과 사무실을 비롯해 263채의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층인 66층부터 68층까지 펜트하우스에 거주하고 있으며 2020년 재선을 위한 선거본부도 마련한 상태다.

뉴욕에서도 낡은 축에 속하는 트럼프타워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하락폭이 더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을 싫어하는 이들이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매수자들은 '트럼프' 브랜드가 찍힌 건물 대신 인근 다른 건물로 눈길을 돌리고 있고, 기존의 입주자들 또한 트럼프와 엮이는 게 싫어서 매물을 내놓는다고 한다.

웬디 메이트랜트 부동산 중개업자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나서부터 확실히 부동산 가격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웬디는 지난해 방 3개짜리 트럼프타워 매물을 750만달러에 중개했지만 매각에 실패했다.

리처드 타야 켈러 윌리엄스 부동산 영업담당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트럼프와 연관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 싫어하는 부호들이 매물을 내놓거나 매입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들은 트럼프 타워 매물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에는 트럼프타워에 거주하던 미술품 중개상 토드 브래스너(67)가 자신의 집에 불을 질러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트럼프타워가 팔리지 않아서 낙담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통신은 브래스너가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트럼프타워 50층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를 팔려고 애를 쓰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라는 브랜드가 시장에 긍정적인 인상을 주지 못하면서 '트럼프' 브랜드 사용 및 관리용역 계약을 해지는 건물들도 생겨났다. 지난해 트럼프 소호 뉴욕,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앤 타워 토론토 등은 건물명에서 '트럼프'를 제거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타워의 가격 하락이 유독 큰 것은 트럼프 사저에 대한 보안경비가 삼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주민들은 건물에 들어갈 때까지 공항경비보다 삼엄한 보안 검문 때문에 1시간씩 대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한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트럼프타워 앞을 점거하는 일도 잦아 주민들이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빌딩에 살 수 있다'고 세일즈를 하고 있지만 고객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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