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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상생' 쥬씨의 갑질…유통기한 임박 우유·곰팡이 과일 가맹점에 떠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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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색뿐인 부자재 가격인하 '상생 경영'
유통기한 임박한 우유·곰팡이 핀 과일 공급
가맹점주들 "소비자 건강 위협 항의 봇물"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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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생과일주스 전문점 쥬씨가 유통기한이 임박한 우유나 곰팡이가 핀 과일 등을 가맹점에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반성장'을 외치며 지난해 1월부터 부자재 단가 인하를 진행하고 있는 쥬시가 본사의 보관 및 폐기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가맹점주에게 하자품목을 떠넘겼다는 주장이 나온다. 쥬씨측은 일부 가맹점에 국한된 것으로 모두 보상 및 시정조치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쥬씨는 지난해부터 컵, 뚜껑, 컵홀더 등 각종 부자재들의 가격을 분기당 1회 이상씩 단가 인하를 하고 있다. 가맹점들의 수익증대를 위해서라는 게 쥬씨 측 설명.

쥬씨 관계자는 "지난해 약 20가지 부자재 공급가격을 최대 20% 인하했고, 이로 인해 연간 9억여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들어서도 멸균우유와 쥬씨N믹스의 가격을 내렸고 해당 제품은 거의 모든 판매제품에 들어가기 때문에 가맹점에 돌아가는 혜택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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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씨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한 가맹점주의 항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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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쥬씨 가맹점주들의 주장은 다르다. 본사가 가맹점주들의 수익증대를 위해 부자재 단가 인하를 내세웠지만 실상 유통기한이 임박한 우유와 곰팡이가 피고 물러진 과일 등을 공급했다는 것.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A 가맹점주는 지난달 17일 가맹점주와 본사만 볼 수 있는 내부게시판에 "아무리 멸균우유라고 해도 기한이 한달도 안남은 걸 손님에게 제공하는 것이 죄스럽다"며 "지난해부터 창고에 있던 멸균우유를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유통기한이 넉넉한 우유 제공 조치를 바란다"고 항의글을 올렸다. 멸균우유의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평균 10주 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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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가 피고, 신선한 상태가 아닌 과일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았다는 가맹점도 나왔다. 지난달 4일 B 점주는 게시판에 "작년부터 말이 많아서 바뀐 줄 알았는데, 여전히 이상한 냉동딸기와 파인애플이 공급됐다"며 "받은 다음날 모두 버렸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 점주는 최소한 과일 맛이 나는 과일 공급을 요구하며 본사가 장난을 그만쳤으면 좋겠다는 점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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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씨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한 가맹점주의 항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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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항의는 사내게시판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앞서 지난 1월11일에는 "딸기는 곰팡이가 폈고, 바나나는 동물이 먹는 사료처럼 다 물렀으며, 썩기 시작한 오렌지에 시들해진 청포도를 공급받았다"는 내용이 등록됐다. 글을 올린 C 점주는 "썩은 과일을 손님한테 팔라는 거냐"며 "고객들이 먹고 탈이 나면 본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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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들이 제기한 과일과 멸균우유 등은 쥬씨가 가격을 인하한 품목이다. 쥬씨 구매팀의 단가인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1월1일부터 냉동딸기(1kg*10개) 판매가(중국산)는 3만원에서 2만9000원, 국내산(5kg*2개)의 경우 3만6000원에서 3만5000원 인하됐다. 또 지난해 8월1일부터 멸균우유 독일산(1ℓ*12개)은 1만85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올해 1월8일부터 올덴버거멸균우유(1ℓ*12개)는 1만8000원에서 1만7400원으로 내렸다. 특히 지난해 4월 1만9200원에 공급한 멸균우유의 경우 3회에 걸쳐 가격을 내려 올해 1월에는 1만7400원까지 낮춰 가맹점에 판매했다.

가맹점주들은 멸균우유가 처음 공급된 지난해 4월부터 현재까지 같은 제품을 가맹점에 판매하고 있다며 유통기한 임박제품을 떠넘기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고 집단 반발하고 있다. 가맹점이 공급받은 멸균우유의 유통기한은 올해 4월이다.

쥬씨 측은 "가맹점주로부터 항의글이 올라오면 물류센터와 구매물류팀과 대화를 통해 과일 반품 처리 등을 하고 있다"면서 "의도적으로 문제가 될만한 과일을 공급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관계자는 "현재 (문제가 된 과일과 유통기한이 임박한 우유 등) 모두 시정조치가 됐으며, 해당 문제는 일부 가맹점에 국한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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