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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치킨 가맹점주들의 절규…“배달비라도 안 받으면 다 끝장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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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소비자 치킨 값 불만 폭발
치킨 가맹점주 배달비 현실화 요구
본사, 여론에 가격 인상 눈치보기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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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위치한 한 교촌치킨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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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춘한 수습기자] “주위에서 치킨 팔아서 남는 게 없으면 그만두라고 하는데 제가 이 나이에 뭘 할 수 있겠어요. 그렇다고 파지 주우러 다닐 순 없잖아요.”

치킨 가격 인상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그동안 원가와 임대료, 배달료, 인건비 등이 모두 올랐지만 치킨 값은 8년 간 제자리다. 게다가 올해 최저임금 상승은 가맹점주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16일 서울에 위치한 한 교촌치킨 매장. 가맹점주 A씨는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배달 서비스 유료화라도 이뤄진 게 천만다행이라고 반겼다.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에 2년 전부터 치킨 가격 인상을 요구해왔지만 계속 불발됐기 때문이다. 그는 “닭, 식용유, 무 등 원재료비는 물론 인건비, 배달대행 수수료 등 이전에는 나가지 않던 비용들이 많아졌음에도 치킨 가격만 안 올랐다”며 “치킨 값 인상에 대한 반발이 거세니 배달비라도 따로 받아야 살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또 다른 교촌치킨 매장의 가맹점주 B씨는 소비자들이 크게 오해하고 있다고 울부짖었다. 그는 “사람들이 산지에서의 닭 가격하고 치킨 가격을 비교하면서 비판하지만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며 “실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공급받는 닭의 가격은 4500원~5000원 사이고 기름 값, 포장비 등 다른 비용들 다 빼면 고작 2000원정도 밖에 안 남는다”고 한탄했다. 이어 “마진율이 워낙 낮아 하루 평균 190마리 정도를 파는 매출이 높은 매장임에도 점주가 버는 돈은 300만원도 안 된다”며 “장사가 안 되는 매장들은 상황이 더 안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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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있는 한 교촌치킨 매장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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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들의 이 같은 하소연에도 치킨업계는 가격 인상 눈치보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부는 소비자들의 여론을 의식해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계 1위 교촌치킨이 배달료를 정식으로 유료화 전환하기로 하면서 현재 다른 프랜차이즈 본부들은 교촌치킨의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른 치킨업체의 가맹점주들도 배달료의 유료화를 원하고 있었다. 굽네치킨의 가맹점주 C씨는 "요즘 배달앱으로 주문하면 그쪽에서 수수료 떼어가고 배달대행이 또 한건당 4300원을 가져가 남는 게 없다“며 “사실 점주 입장에서는 배달비를 건당 2000원을 받아도 비용을 다 충당하지 못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촌치킨이 먼저 나섰으니 우리도 곧 시행됐으면 좋겠다”면서 “배달도 엄연히 비용이 드는데 공짜라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이참에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BBQ의 가맹점주 D씨는 인건비 부담이 모조리 가맹점주한테 전가되니 문제라고 지적하며 가맹본부의 가격 인상을 요구했다. 그는 “예전에는 매장 직원 3명을 썼는데 이제는 1명으로 줄이고 그 빈자리를 주인인 내가 나와서 채우고 있다”며 “더 이상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판단해 이미 가게를 내놓은 상태다”고 울분을 토했다.

다만 BBQ와 bhc는 아직까지 가격 인상이나 배달 유료화에 대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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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위치한 한 굽네치킨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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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소비자들은 치킨 가격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직장인 도해진(26)씨는 “지금도 치킨 값이 너무 비싼데 대체 얼마를 또 올리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지환(33)씨 역시 “이 가격이면 치킨을 차라리 집에서 직접 튀겨 먹는 게 낫겠다”며 “점주들도 힘들다는 건 알겠는데 그럼 본사가 가져가는 몫을 줄여야지 소비자한테 모든 것을 다 떠넘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혀를 찼다.

임춘한 수습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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