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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전 폐고철 사업 놓고 장애인 단체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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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송호재 기자

연간 수천톤 처리 사업 두고 지역장애인단체들 갈등 이어져
경찰 고소·고발만 12건…관련기관·지역사회에도 불똥

노컷뉴스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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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고철 처리사업을 두고 지역 장애인 단체 사이의 갈등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이들 단체와 관련해 10건이 넘는 고소·고발이 접수되는가 하면 고리원전까지 고소 사건에 휘말리는 등 갈등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본부에 따르면 고리 원전 8기에서 나오는 폐고철은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5천여t에 달한다.

고리원전은 관련법에 따라 이를 불용품으로 처리한 뒤 2005년부터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장고협)'와 수의계약을 맺고 처리를 맡겨왔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지역 장애인단체들은 이같은 고리원전의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원전에 따른 위험은 지역에서 떠안는데, 대규모 이권사업을 전국단위 단체가 가져가는 건 부당하다는 논리였다.

이후 지역 장애인단체 4곳은 '원전지역장애인고용창출협회(원장협)'을 구성해 협상을 요구했다.

고리본부는 논의 끝에 고리1~4호기 폐고철은 기존 장고협이 처리하고 신고리 1~4호기에서 나온 폐고철은 원장협에 밑기기로 협의했다.

해결되는 듯 하던 갈등은 2016년 다시 불거졌다.

원장협을 만든 지역 장애인협회들이 이번에는 원장협을 인정할 수 없다며 돌연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단순히 지역 장애인 단체를 대표하기 위해 만든 원장협이 자신을 독립적인 협회로 인정하고 수익 배분까지 요구하는가 하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각종 잡음을 야기했다는 게 기존 협회들의 입장이다.

부산시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는 "원장협은 지역 단체들을 대표해 고리본부와 수의계약을 맺기 위해 만든 단체인데 시간이 흐르며 별도의 수익 배분을 요구하는 등 애초 목적이 변질됐다"며 "특히 사업 추진 과정에서 여러가지 잡음을 일으키고 장애인 고용창출이라는 본연을 망각한 채 이권에만 몰두했다"고 주장했다.

기존 단체들은 고리본부에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며 원장협과 합의를 파기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고리본부 측은 지난 1월 원장협과 협의를 무효화하고 새로운 사업 대상자를 물색하고 있다.

반면, 원장협은 자신들이 고리원전과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유일한 단체라며 반발하고 있다.

원장협 관계자는 "원장협은 애초 지역 장애인들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힘을 모은 정식 사단법인이며, 고리본부가 제시한 위탁 사업자로서 자격을 가진 유일한 단체"라며 "지역 장애인이 지역 수익사업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일부 세력이 방해하고 있으며 고리본부 역시 이 같은 시도에 휘말려 잘못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년째 갈등이 이어지며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고리원전 폐고철 처리 사업을 둘러싸고 모두 12건의 고소·고발사건이 경찰에 접수됐다.

부산 기장경찰서에 따르면 고소·고발 대부분은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개인 간의 갈등에 따른 사건이다.

이 중 일부는 혐의가 인정돼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관할 지자체인 기장군청 관계자가 고발되는가 하면, 당사자인 고리원전까지 허위사실유포 등 혐의로 일부 장애인단체를 고소했다.

이권 사업을 둘러싼 장애인 단체 사이의 갈등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관련 기관은 물론 지역사회로까지 갈등이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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