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44549585 0672018041744549585 07 0703001 5.18.7-RELEASE 67 아시아투데이 0

[인터뷰] '덕구' 이순재, 노개런티로 출연한 이유

글자크기
아시아투데이

'덕구' 이순재/사진=정재훈 기자


아시아투데이 배정희 기자 = 대배우 이순재의 연기 열정은 끝이 없다. 연기 인생 62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좋은 작품을 만나면 설레고 욕심이 생긴다는 그는 '덕구'(감독 방은진)로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후 7년 만에 영화로 돌아왔다.

이순재가 노개런티 출연을 자처한 '덕구'는 어린 손자들과 살고 있는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며,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돈 달라고 해봤자 별로 많이 줄 것 같지도 않았어.(웃음) 배우라는 것이 각자 목적이 있는데, 예전에는 오로지 좋은 작품, 좋은 역할이 최고의 행운이었다고. 하지만 요즘에는 일부 스타들이 억대 출연료를 받고 개런티 문화가 생기면서 돈의 개념을 생각하게 돼. 하지만 과거부터 영화는 굉장히 빈곤하게 만들었어. 이제 내가 주인공을 할 수 있는 작품도 별로 없고, 한 장면 나오더라도 존재의 의미를 찾고 싶었지. 그렇기에 이 작품은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 싶었다고."

극중 이순재가 연기한 배역엔 이름이 없고 대신 '덕구 할배'라 불린다. 따뜻한 눈빛과 손자들을 생각하는 마음까지, 그렇게 누군가의 할아버지가 되어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선사한다.

"이번 작품은 정말 진심을 담아 했다고. 나도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눈물이 났지만 관객의 몫을 남기기 위해 최대한 절제했지. 연기를 하다 보면 '뭐 이런 게 다 있나' 싶을 정도로 억지스러운 작품이 많은데, 이 영화는 울림을 줬어. 사람 사는 얘기를 참 정감 있게 풀어냈지."

아시아투데이

극중 이순재와 아역배우 정지훈(덕구 역), 박지윤(덕희 역)은 소소한 웃음과 진한 가족애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온기로 가득 채운다. 이순재는 촬영 당시가 떠오른 듯 함께 한 아역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따뜻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번에 제 손주로 나오는 친구들, 덕구(정지훈)와 덕희(박지윤)는 참 물건이야. 애들이 너무 잘하면 징그러운데 그렇다고 톤을 조절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니지. 그런데 걔들은 절제가 되더군. 아주 대단해요. 더 크면 얼마나 잘 될지 상상도 못해."

1956년,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데뷔한 이순재는 지금까지 30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 수십편의 연극에 출연했다. 지난해만 해도 '세일즈맨의 죽음''사랑별곡' 등 연극을 연달아 공연했고, 그사이 영화와 드라마, 예능에도 출연했다. 또한 대학 강단에 서며 수년째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연기는 완성이 없고 끝이 없어요. 베토벤이나 모차르트가 대단한 음악가지만 그들이 음악의 완성은 아닌 것처럼, 연기도 마찬가지지. 그러니까 배우는 계속 통찰력을 갖고 창조를 해야 한다고. 배우는 작품보다 잘 하는 사람, 작품 만큼 하는 사람, 작품보다 못 하는 사람 세 부류가 있다고 보면 되는데, 예술성이 나오면 작품 위에서 그 이상을 할때 연기 예술을 창조할 수 있어."

이순재는 최근 '덕구'를 비롯해서 '아이캔스피크', '비밥바룰라'등 시니어 배우들의 스크린 활약에 대해 기분좋은 일이라는 소감도 전했다.

"이분들은 프로그램에 보탬이 되지 마이너스 요인이 되진 않아. 반짝했다 사라지는 배우들을 숱하게 봤는데 지금까지 남아 있다는 건 연기의 기본이 돼 있다는 얘기야. 신구, 최불암, 김용건, 나문희, 김혜자, 강부자 같은 배우들은 역량과 책임의식을 갖춘 이들이니까 제대로 활용하면 틀림없이 작품에 보탬이 돼."

20대부터 50대까지 수 많은 배우들이 롤모델로 꼽기도 하고 그를 본받고 싶어 한다. 62년이 지나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중인 그는 매 작품 새로운 보람을 느낀다고.

"좋아서 선택한 일이라 그래. 요즘 후배들을 보면 배우를 하면서 빌딩도 사고 사업도 하지만 나 땐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어. 그저 좋아서 연기했고 힘든 순간들도 많았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 하나로 버텼고, 지금까지 왔다고. 여전히 연기가 새롭고, 그래서 더 재밌고 성취감과 보람이 커요. 다시 태어나도 당연히 배우를 할 거야. 내겐 연기가 삶의 보람이야."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