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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조선 부품사들 생존 막막…반도체만 웃는 韓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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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사 "공장 가동률 반토막…중국에 기술도 밀려"

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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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국내 산업계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통상 마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2분기 기업경기전망도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특히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은 IT업계와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자동차 및 조선산업의 현실은 더욱 희비가 교차했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취합한 전국 회원사들의 사례를 보면 자동차와 조선, 철강 산업의 고충이 심각했다.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업체 B사는 반 토막난 공장 가동률을 언급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B사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 일감이 줄어 공장가동률이 반토막으로 떨어졌다"며 "더 심각한 문제는 중국 경쟁사들이 과거 몇 년 사이에 우리 기술력을 넘어섰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법정관리 기로에 선 한국GM 사태로 공장이 있는 전북 군산과 인천 부평지역은 타격이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한국GM의 부품사들은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40여개 한국GM 1차벤더 최고경영자들이 모여 목소리를 낸 것도 이 때문이다. 부품사들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발표 이후, 부품업체가 일제히 무너지면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부품 공급망이 붕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지난 2월 기준 한국GM 1차 협력사 공장 가동률이 50~70%대로 떨어졌고, 1·2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자동차부품 B사 역시 어려움을 호소했다. B사 관계자는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회사인데 완성차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매출은 작년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인건비는 16%나 인상돼 손익을 따져보면 작년 대비 10% 이상 감소가 예상된다"고 했다.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조선업 불황 역시 산업계에 깊은 내상을 남기고 있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 빅3의 경우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의 사정은 전망 자체를 하기도 버거울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조선기자재 A사 측은 "국내 비중이 큰 만큼 국내조선업계의 심각한 불황과 맞물려 전년대비 20%이상의 매출하락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상선과 유조선의 수주량을 예측할 수조차 없어 국내 조선업계 앞날은 암울하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다"며 "우리 회사는 중소기업으로서 아무런 대책이 없어 오로지 불투명한 내일을 바라보며 유지해나갈 따름"이라고 하소연했다.

미국의 일방적인 통상정책의 희생양으로 떠오른 철강업계도 한숨이 깊다. 한국이 미국에서 25%의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철강 수출량을 30% 줄이도록 한 쿼터제는 업계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철강업계 중소기업인 C사 측은 "쿼터제가 실시되면 원청기업들이 미국 수출물량을 조절할 텐데, 그렇게 되면 수출물량의 20% 이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직접수출을 해보려고 해도 중소기업이라 자금부담 및 제반리스크로 인해 선뜻 나서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동, 유럽 등 시장개척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판로개척과 자금조달 등에 있어 정책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면 한국의 중국 수출은 1억1000만달러, 미국 수출은 9000만달러 각각 감소할 전망이다.

그나마 우리 경제의 동력을 끌고 가는 산업은 반도체다. '실리콘 랠리'라는 말이 현장에서 나올 정도다. 세계 1, 2위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부터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매 분기 최고실적을 경신하면서 소재·장비 등 반도체업계의 부품사들도 함께 수혜를 보고 있다. 경북에 위치한 실리콘 제조업체 A사는 지난해 결산결과 영업이익이 1년새 2배 늘었다. A사 관계자는 "부품업체 입장에서는 반도체 가격보다 생산량 증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최근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납품물량이 대폭 늘었다"며 "역사상 가장 크고 긴 실리콘 랠리인 듯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주원료가 실리콘(규소)이다 보니 반도체 랠리를 실리콘 랠리로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초호황 영향은 2분기 기업경기전망에도 반영됐다. 100을 기준으로 기업경기전망을 나타내는 2분기 BSI는 IT·가전(112)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100 이상이면 전 분기보다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반도체가 지역수출의 50%를 차지한다는 충북의 청주상공회의소 측은 "2월 충북 반도체 수출이 25%나 증가한데다 올 하반기에는 2조원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공장이 완공될 예정이라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철강(BSI=84), 자동차(88), 조선업종(66) 전망은 어두웠다. 실제로 지난 3월 수출은 6% 증가했지만, 반도체 업종을 제외하면 0.7% 감소했다. 철강은 미국의 수입쿼터로, 자동차는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저하, 군산 GM 공장 폐쇄 결정 등 악재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인근지역의 완성차, 부품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 역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등으로 조선벨트(군산, 울산 등)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스마트폰용 반도체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반도체 수요가 커지고 있어 IT·가전기업의 경기가 전체를 견인했다"며 " IT·가전의 온기가 전체 업종으로 퍼지지 못하며 일부 기업에는 아직도 찬 바람이 불고 있다"고 분석했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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