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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만발 '투심' 송은범 "포수·야수에 감사…슬라이더도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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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심 아직 완성형 아냐…포수가 잘 잡아주고, 야수 수비도 도움"

"상대 타자가 투심에 익숙해질 때는 다른 구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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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우완 송은범.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18 KBO리그 초반, 가장 주목받는 구종은 '송은범(34·한화 이글스)의 투심 패스트볼'이다.

송은범은 올해 9경기에 나서 16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투구의 78.2%를 투심으로 채웠다.

효과는 극명하게 드러났다. 송은범은 KBO리그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는 부담 속에서도 3승 평균자책점 1.69를 올렸다.

뜬공/땅볼 비율은 더 극적으로 변했다. 올해 송은범의 땅볼/뜬공 아웃 비율은 4.57이다. KBO리그 투수 중 가장 많은 땅볼을 유도했다. 지난해 송은범의 땅볼/뜬공 아웃 비율은 1.23이었다.

송은범은 16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사실 나조차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변화를 유도해 주신 정민태·송진우 코치님 덕에 시즌 초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며 "투심을 잘 잡아주는 우리 포수들, 땅볼을 잘 처리해주는 우리 야수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 정말 고맙다"고 했다.

16일 현재 단독 3위까지 올라선 한화는 어려운 상황에 자주 등판해 긴 이닝을 완벽하게 막는 송은범이 고맙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송은범이 마운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고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 생애 첫 2군 스프링캠프, 좌절 대신 희망을 = 극적인 변화다.

지난 2월 송은범은 1군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일본 오키나와가 아닌, 고치로 향했다. 2003년 SK 와이번스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송은범이 처음 겪는 '1군 스프링캠프 탈락'이었다.

2018 한화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든 투수는 25명이었다. 송은범은 사실상 '전력 외 통보'를 받은 셈이다.

그러나 퓨처스(2군) 스프링캠프에서도 송은범은 웃었다.

그는 "어차피 훈련할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다. SK 시절 훈련하던 고치가 익숙하기도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그리고 극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정민태 2군 투수코치는 송은범에게 '투심, 스플리터, 체인지업' 연마를 권했다.

모두 송은범이 연마하다 몇 번의 시행착오 후 구사율을 줄였던 구종이다.

송은범은 시속 140㎞ 후반의 직구(포심 패스트볼)와 130㎞대 후반의 슬라이더를 주로 던졌다. 윤석민(KIA 타이거즈)과 함께 'KBO리그 양대 우완 에이스'로 불리던 시절에는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도 타자를 쉽게 요리했다.

하지만 정 코치는 '좌타자 바깥쪽, 우타자 몸쪽으로 휘어가는 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송은범은 "스프링캠프 기간에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는 던지지도 않았다. 정 코치님 조언대로 투심, 스플리터, 체인지업을 열심히 던졌다"고 떠올렸다.

가장 위력적인 공은 투심이었다. 하지만 캠프를 끝날 때까지만 해도 송은범은 "포심을 주로 던지면서 투심을 섞어 던지는 수준"으로 볼 배합을 구상했다.

시범경기를 앞두고 1군에 합류하면서 투심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송진우 1군 투수코치는 송은범 투심의 위력을 확인한 뒤 "포심은 버리고 투심만 던져보자"고 했다. 송은범은 "당연히 코치님 의견을 따랐다. 하지만 나조차 '과연 통할까'라고 걱정했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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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과 한용덕 한화 감독의 첫 만남. [연합뉴스 자료사진]



◇ 변화무쌍한 투심…"상대가 익숙해지면 다른 승부해야죠" = 송진우 코치가 옳았다.

송은범의 투심은 종으로 변하고, 횡으로도 크게 떨어졌다. 시속 140㎞ 초반의 투심이, 변화 폭은 체인지업 수준이다. 한화 포수들은 "공을 잡기도 쉽지 않다"고 송은범 투심의 위력을 증언한다.

송은범은 "사실 내 투심은 완성형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아직 내가 내 투심을 제어하지 못한다. 어떤 날은 투심이 아래로 더 꺾이고, 어떤 날은 횡으로 더 변한다"며 "투심 제구를 더 잡아야 위력이 상승할 것 같다. 포수가 잘 잡아주고, 야수가 땅볼을 잘 처리해 줘 지금까지 성적이 좋다"고 했다.

이는 '투심 위력'의 추가 설명이기도 하다. 투수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변화무쌍한 투심은 빗맞은 땅볼 타구를 양산한다. 현대 야구는 '플라이볼 시대'다. KBO리그 타자들은 발사각도 등을 신경 쓰며 '플라이볼'을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송은범의 투심은 배트 아래쪽에 닿아 땅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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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심으로 환골탈태한 한화 이글스 우완 송은범.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분 좋은 날들이 이어지지만, 송은범은 '위기'에 대비한다.

송은범은 "아직 타자들이 내 투심에 익숙하지 않다. 지금은 투심만으로 승부가 가능하지만, 타자들이 내 투심에 적응하면 나도 새로운 공략법을 들고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는 "투심 연마에 집중하다 보니, 원래 내 주요 변화구였던 슬라이더 각이 무뎌졌다. 최근에는 불펜 피칭을 하며 슬라이더를 자주 던진다"고 했다. 궤적이 반대인 투심과 슬라이더를 섞으면 송은범은 더 까다로운 투수가 될 수 있다.

걱정을 늘어놓는 송은범이 "그건 정말 기분 좋아요"라고 웃으며 떠올리는 장면이 있다. 올 시즌 한화 팬들은 송은범이 등판할 때, 투구를 마치고 내려올 때 "송은범"을 연호한다. 송은범은 "그동안 많은 실망을 드려서…"라고 머뭇거리다 "등판할 때마다 팬들께 보답하는 마음으로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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