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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AI백신 어떻게 탄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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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편집자주] 인공지능(AI), 데이터애널리틱스, 블록체인 등 신기술 활용될 4차 산업혁명시대의 최전방인 보안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어느 때보다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보안업계가 역점을 둬야 할 기술의 방향성과 사업 전략에 대해 들어본다.

[4차 산업혁명 준비하는 파수꾼⑥]김기홍 세인트시큐리티 대표 "국내 데이터 …IoT시대 AI와 인간 연합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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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홍 세인트시큐리티 대표 /사진=김지민 기자

“인공지능(AI)은 하루아침에 뚝딱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15년간 축적된 데이터베이스(DB)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세인트시큐리티는 규모는 작지만 글로벌 보안시장에서 꽤 인정받는 국내 보안 벤처기업이다. 전 세계 악성코드를 실시간 수집·분석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보안 서비스를 통해서다. 최근에는 국내 보안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의 안티 바이러스 프로그램도 내놨다. 이 회사를 이끄는 김기홍 대표(36)는 이 바닥에선 아직 ‘젊은 사장님’으로 통하지만 업력만큼은 짧지 않다. 그가 대학 1학년생이던 2003년 회사를 창업했다. 대한민국 인터넷망이 5시간 동안 마비되는 1.25 대란으로 온 나라가 들썩이던 때다. 당시 화이트 해커로 활동하던 김 대표는 ‘공격기술을 알고 있으니 이를 막을 소프트웨어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그가 스무 살 젊은 나이에 당차게 창업 전선에 뛰어든 이유였다.

김 대표는 “공격하고자 하는 시스템을 어떻게 망가뜨릴 수 있는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방어 기술을 누구보다 잘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공상과학 같지만 인공지능을 결합한 보안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나마 했던 것도 그때부터였다”고 말했다.

15년 전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준 힘은 ‘데이터’다. 기반은 ‘멀웨어스닷컴(malwares.com)’이라는 사이버 위협정보 서비스 제공 플랫폼이다. 클라우드로 서비스되는 멀웨어스닷컴은 세계 무대에서 이름이 더 알려졌다. 이번에 내놓은 AI백신 ‘맥스’는 멀웨어스닷컴으로부터 제공 받은 정보를 기반으로 움직인다. 멀웨어스닷컴은 하루 평균 500만개 이상의 파일을 자동 수집해 분석한다. 초당 55개에 달하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셈이다.

김 대표는 “AI 백신을 발 빠르게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프로그램이 학습을 할 수 있는 재료(데이터)가 풍부했기 때문”이라며 “맥스를 출시한 지 일주일 만에 멀웨어스닷컴이 하루에 분석하는 데이터 양이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AI를 활용하려는 백신업체들의 최대 과제인 오탐 이슈를 해결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오탐은 정상파일을 악성코드에 감지된 것으로 잘못 걸러내는 것으로, 이용자들에게 예기치 못한 추가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 김 대표는 “통상 엔진을 만들 때 악성코드 탐지에 가장 많은 역량을 쏟지만 이번에는 정상파일을 식별하는 레이어를 만들어 한 번 더 거르는 장치를 마련해 현존하는 오탐률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되는 기기 수가 급증하면서 모든 보안 제품과 서비스에 AI와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할 날이 올 수밖에 없다는 게 김 대표 생각이다. 그는 “머잖아 단 하루 동안 발생하는 악성코드 숫자가 지금까지 발생한 악성코드의 누적량을 뛰어넘는 이른바 ‘둠스데이(운명의 날)’가 도래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인간이 AI와 협업하지 않으면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AI 백신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맥스를 출시한 지 일주일도 안 된 시점이지만 금융권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하나의 악성코드를 막지 못하면 전체 시스템이 망가지기 때문에 보안에 대한 준비는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공격 시도가 끊이지 않는 금융권에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김지민 기자 dand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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