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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협박 뭐였기에… 청와대가 '추천 인물' 면접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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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조작 파문]

김경수 "대선 후 인사 안 들어주니 등돌리면 어찌되나 보자더라"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3월 청와대로 추천 인사 불러 1시간 만나

김경수 첫 회견땐 "무리한 인사 요구"… 어제는 "인사청탁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16일 인터넷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김모(필명 드루킹)씨가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모 변호사의 이력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문제로 '반(半)협박'을 당했다고도 했다. 그런데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경위를 조사한 게 아니라 해당 변호사를 불러 오히려 인사 면접을 했다. 야권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라며 "도대체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김 의원과 김씨가 어떤 관계였길래 이렇게까지 한 것이냐"고 했다.

◇'드루킹' 누구길래 청와대까지 나섰나

김 의원은 대선 직후 김씨가 국회 의원회관으로 찾아와 오사카총영사로 모 변호사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열린 인사 추천 시스템이라서 추천된 인사가 대형 로펌에 있고 일본 유명 대학 졸업자이기도 해서 청와대에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연말 되기 전에 이분은 어렵다고 전달하니 김씨가 그때부터 반 협박성, 반 위협성으로 '우리가 등 돌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겠다'고 했다"면서 "민정수석실 행정관 인사도 요구해서 거리를 뒀다"고 했다. 올해 2월까지 김씨의 요구가 계속되자 김 의원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실세인 김 의원이 김씨로부터 압박을 받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전달한 것은 비상식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후 벌어진 일도 마찬가지다. 김 의원에게서 이 얘기를 들은 청와대 백원우 민정비서관은 김씨가 추천한 인사를 3월 초에 직접 면접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백 비서관이 변호사를 연풍문 2층으로 오라고 해서 1시간가량 만났다"며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기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 비서관은 조국 민정수석에게도 이를 구두로 보고했다고 했다. 김 의원이 김씨에게 사실상 인사 협박을 당했는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조사는커녕 김씨 추천 인사를 면접했다는 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야권에서는 "도대체 '드루킹'이 누구이고 무엇을 했길래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민정비서관까지 투입했느냐"는 말이 나왔다. 한 야당 관계자는 "김 의원이 약점 잡힐 일을 하지 않았다면 청와대까지 나서서 이렇게까지 했겠느냐"고 했다.

◇김경수 의원, 왜 말 바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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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김씨와 만난 장소와 횟수를 5~6차례라고 선제적으로 밝혔다. 김씨의 경기도 파주 출판사 사무실도 찾아갔다고 했다. 김 의원은 김씨와 비밀문자를 주고받았다는 보도가 나온 첫날인 지난 14일 회견 때에는 "김씨가 찾아와서 만났다"고만 했으나 실제로는 수차례 만났던 것이다. 김 의원은 "2016년 중반 정도 김씨가 의원회관으로 찾아왔고, 내가 그해 가을쯤 파주에 있는 사무실로 가서 가볍게 인사를 나눴다. 그 이후에도 (파주에) 한 번 정도 더 들른 것 같다"고 했다. 대선 이후에도 2~3차례 김씨가 의원회관으로 찾아왔다고 했다. 김 의원은 김씨를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소개했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첫 회견 때에는 "김씨가 선거 끝난 뒤 무리한 인사 관련 요구를 했다"며 "청탁이 뜻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당한 불만을 품었고 그렇게 끝난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두 번째 회견에서 김씨가 추천한 변호사의 이력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혔다. 뒤이어 청와대도 민정비서관까지 나서서 해당 변호사를 만났다고 했다. 김 의원과 청와대는 또 이 같은 과정에 대해 "정상적"이라며 "인사청탁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완전히 말이 바뀐 것이다.

김 의원은 텔레그램 메시지에 대해서도 처음엔 "주고받았다고 하는 것은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 의례적으로 감사의 인사 이런 부분을 보낸 적은 있지만 상의를 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날은 "대선 때 문재인 후보에 관해서 좋은 기사 홍보하고 싶어서 제 주위 분들한테 기사 링크(URL)를 보냈는데, 김씨에게도 그 기사가 전달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말의 뉘앙스가 달라진 것이다.

대선 때 김씨의 활동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당초 "제가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날은 "김씨가 경선 과정에서 눈에 보이는 활동을 했다.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온라인 활동을 하지 않았나. 좋은 기사를 퍼오기도 하고, 기사에 들어가서 열심히 포털 사이트 순위가 올라갈 수 있도록 참여도 하고, 김씨도 그런 활동이 이뤄졌을 거라 추측한다"고 했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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