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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사퇴… 자신의 발목 잡은 ‘표리부동’ 행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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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대표이사 간담회를 마친 후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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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전격 사퇴했다. 19대 국회 정무위원 시절 피감기관으로부터 지원받아 수차례 회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11일 만이다.

금융 개혁을 기치로 내걸었던 신임 금융감독원장을 역대 최단기간 금감원장으로 만든 것은 ‘표리부동’한 자신의 행태였다.

2박 3일 우즈베키스탄 일정…사실은 4박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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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13일 출장비를 지원한 의혹을 받는 피감 기관과 관련 단체 등을 압수수색 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부산 남구 한국거래소 부산 본사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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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2014년 3월 24일부터 26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거래소(KRX)가 주관하는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다녀왔다. 당시 김 원장은 숙박비 등 일당 체재비에 대해 현금으로 경비를 지원받고, 관련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은 점을 지적받았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지난 8일 금감원 공보실을 통해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일당 체재비의 경우 거래소 여비규정(제20조)에 따라 출장자 계좌로 입금받았으며, 동 규정에 의하면 영수증을 제출할 필요가 없게 되어 있어 제출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2박 3일이 아닌 4박 6일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13일 조선일보는 금융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 원장과 홍일표 보좌관(현 청와대 행정관)은 공식 일정을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우즈베키스탄에 남아 2일을 더 보내고 29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고 보도했다.

우리은행이 보내준 중국·인도 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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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출장비를 지원한 의혹을 받는 피감기관 및 관련 단체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본격적인 증거 수집에 나섰다. 사진은 이날 우리은행 본점.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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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의 두 번째 ‘피감기관 출장’은 2015년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2박 3일간 우리은행의 주관으로 다녀온 중국 충칭과 인도 첸나이 출장이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국회의원으로서 (우리은행 충칭분행) 개점식에 참석, 축사를 해달라는 요청을 수용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김 원장은 우리은행의 중국 화푸빌딩 구입과 매각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던 때였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은행이 보내준 출장에 다녀온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 원장은 “출장목적에 맞는 공식일정만 소화했다”고 해명했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를 돌아보는 등 시내 관광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직격타’가 된 女인턴직원과 9박 10일 미국·유럽 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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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감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산운용사업 신뢰구축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를 마치고 퇴장하며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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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에게 가장 큰 타격을 입힌 건 여성 인턴직원과 다녀왔다는 유럽 출장이다.

김 원장은 피감기관인 한국대외경제정책연구소(KIEP)의 지원을 받 2015년 5월 25일 출국해 같은 해 6월 3일까지 9박 10일간의 일정으로 미국과 유럽을 다녀왔다.

특히 해당 출장 이후 여성 인턴이 정식 비서로 채용돼 7급까지 승진했고, 김 원장의 국회의원 임기 종료를 앞둔 2016년 5월의 유럽 출장에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적절한 출장이 아니었냐는 논란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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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감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산운용사업 신뢰구축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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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 원장은 “당시 동행한 비서는 행정ㆍ의전 담당 비서가 아니라 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 및 산하 연구기관을 총괄 담당하는 정책 비서였다”“2016년 유럽 출장의 목적은 ‘우리나라의 통합 정책금융기관 및 사회적 합의 모델 구축방안에 관한 유럽 주요국 사례 연구’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5000만원 후원한 뒤, 더 많은 액수 받아가기?


김 원장은 2016년 의원 임기 종료 직전 자신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싱크탱크 ‘더미래연구소’에 자신의 정치자금을 보냈다. 김 원장은 그해 5월 19일 ‘의정활동 의원모임 연구기금 납입’이란 명목으로 자신의 정치자금 5000만원을 더미래연구소에 기부했다. 한 달 뒤인 6월 28일에는 이 연구소의 소장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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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감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산운용사업 신뢰구축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를 마치고 퇴장하며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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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입수한 더미래연구소의 문건에 따르면 2016년 연구소 결산서 지출 항목에는 전년도 결산서에는 없던 인건비가 추가됐다. 소장 3150만원(7개월), 사무처장 3010만원(7개월) 등이었다. 2016년 연구소 전체 재정은 1800만원가량 손해(수입 2억8700만원, 지출 3억500만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듬해인 2017년에도 김기식 소장은 인건비 5400만원(12개월)을 받았다. 김 원장은 지난해 말까지 인건비 명목으로 총 8550만원(19개월)을 받아 갔다.

"기업돈으로 출장, 정당합니까"


김 원장은 19대 국회의원 시절 누구보다도 공사 구분을 엄격히 요구했던 인물이었다. 그런 만큼 김 원장에게 제기된 의혹들은 김 원장에게 더 큰 타격을 입혔다.

그는 2014년 10월 21일 국정감사에서 진웅섭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에게 기업 돈으로 출장을 가는 것이 정당하냐고 따져물었다. 또, 같은해 10월 8일 국감에서는 안세영 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에게 “열흘에 4개국을 갔는데 공적으로 연수를 위해서 기관에서 소요한 시간이 딱 9시간이다…왜 이렇게 연구기관 분들은 스위스와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좋아하는지 모르지만 코스가 거의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만 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7개월 뒤 김 원장은 유럽 이탈리아 등에 인턴직원과 출장을 가 각종 관광지를 돌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참여연대·정의당 돌아서고 국민 여론 악화


김 원장의 ‘친정’이기도 한 참여연대는 김 원장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12일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김 원장이 1994년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창립한 시민단체다. 이날 정의당도 김 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당론을 결정했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사퇴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0.5%로 반대(33.4%)보다 많았다.

결국 청와대에서도 한 발 물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 되고 있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김 원장을 둘러싼 의혹들에 관해 판단을 구했다. 16일 중앙선관위는 시민단체 또는 비영리법인 구성원으로서 종전의 범위를 넘어서는 특별회비를 낸 경우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김 원장은 이날 “선관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즉각 임명권자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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