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44544172 0672018041644544172 09 0901001 5.18.11-RELEASE 67 아시아투데이 0

[사설] 과기부, 통신요금 인하보다는 장기적 발전에 노력해주길

글자크기
지난 12일 대법원은 참여연대가 2011년 통신사를 상대로 원가자료 공개를 요구한 소송에서 일부 원가자료를 공개하라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전파 및 주파수라는 공적자원을 이용해 제공되는 만큼 원가자료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이동통신 기업들이 국가로부터 주기적으로 전파 및 주파수 사용권을 획득하고 그 사용료를 냈다고 하더라도 국가의 규제가 필요하므로 일부 원가자료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법원이 결과적으로 원가공개를 판결했지만 ‘기업의 정당한 이익 침해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유지했다고 보고 있다. 대법원이 △자료의 사전 공개 여부 △공개 대상 자료의 성격 △공개 시점의 적절성 등의 기준을 근거로 2005년부터 2011년까지의 2G·3G 서비스에 한정해서 영업보고서의 대차대조표 및 손익계산서 영업통계 명세서 등 원가자료를 공개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정부와 시민단체 등은 대법원 판결을 향후 원가자료의 요청이 있을 때 이통기업들이 반드시 이를 공개해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정부와 시민단체의 이통기업들을 향한 가격인하 요구가 거세지고 이동통신사들의 가격결정권이 크게 제약될 전망이다. 당장 과기정통부는 판결 당일 향후 유사한 정보공개 청구가 있을 때 관련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할 것이고 통신비 인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국회에서도 지난 13일 통신요금 결정에 시민과 소비자단체를 참여시키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비록 전파나 주파수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이동통신 기업들은 엄연히 사적 기업들인데 이들이 가격의 결정을 자율적으로 하지 못하고 정부와 시민단체들의 입김에 휘둘리게 되면, 장기적 투자계획을 세우기조차 어려워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이 원가를 절감하려는 유인도 사라진다. 원가를 절감해봐야 그만큼 가격을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동통신 산업을 민영화하여 얻는 장기적 이득의 상당부분은 저해될 수밖에 없다.

안타깝지만 우리나라 통신시장과 통신요금의 문제는 이미 경제논리보다는 정치논리가 너무 우세해져버렸다. 그런데 대법원의 이번 판결이 자칫 그런 경향을 가속화시키지 않게 하려면 과기정통부라도 중심을 잡아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요금과 같은 정치적으로 휘발성이 높은 단기적 문제에 깊숙이 간여하기보다는 해당 산업의 장기적 발전을 통해 이동통신 소비자들이 장기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정책개발에 더 노력해주기 바란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