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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댓글族' 3,000명에 흔들흔들···'정치·이념 도구'로 변색된 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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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의사표현 민주주의 공간

선거철·대형이슈 있을때마다

'댓글조작'으로 편가르기 악용

드루킹 같은 세력 놀이터 전락

방송통신위는 "자율규제" 뒷짐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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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터넷 이용자 수는 4,528만명. 국민 10명 중 9명은 인터넷을 사용한다. 사용자가 꼭 거치는 관문이 바로 지난 1990년대 후반 등장한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035720)) 등 포털사이트다. 누구나 의사를 표출할 수 있는 포털에서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를 향한 새로운 광장을 발견하는 듯했다. 하지만 정치권과 일부 극성 지지층이 포털을 통해 여론을 쥐락펴락하려는 시도가 선거철이나 대형 이슈가 터질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그 결과 포털은 표현의 자유를 담보하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향한 ‘토론의 장’이 아니라 ‘드루킹’ 같은 특정 세력이 사리사욕을 채우는 ‘정치 도구’로 전락했다. 더구나 양대 포털이 각각 진보와 보수 지지층으로 양분돼 ‘이념의 격전장’으로까지 변질됐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관련기사 4·5면

포털 댓글은 정말 여론을 대표하는 것일까. ‘댓글 통계 시스템’ 워드미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16일까지 한 번이라도 네이버 뉴스에 댓글을 단 사용자(계정)는 170만개다. 이 중 댓글을 1,000개 이상 단 이른바 ‘헤비 유저’는 3,000명 수준이다. 국내 인터넷 사용 인구의 단 0.006%만 댓글을 통해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셈이다.

그런데도 댓글 조작 의혹이 끊이지 않는 것은 ‘지지층 결집’ 효과를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댓글을 통해 ‘네 편’과 ‘내 편’을 나누고 대립하면서 뉴스를 읽는 독자에게 ‘우리 측이 대세’라고 보여주는 것이다. 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서로가 자신이 속한 진영이 여론의 다수처럼 보이도록 만들려는 심리”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비뚤어진 인터넷 여론전에는 국내 포털의 뉴스 서비스 행태와 댓글 정책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포털이 뉴스 기사에 댓글까지 달 수 있도록 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네이버와 다음뿐이다. 특히 뉴스 댓글을 기본적으로 ‘공감’을 많이 받은 순서대로 표출하는 방식도 정치진영이 극단으로 대립하는 빌미를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런데도 주관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자율규제’라는 이름으로 업계에 책임을 지우고 포털 운영사는 “인터넷 기업을 억압하는 것”이라고 반발해 개선될 기미가 없다. 정일권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포털 댓글은 여론이 형성되는 공간 중 하나일 뿐”이라며 “여기서 많은 공감을 받은 것이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여져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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