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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선발전 1위 '짱콩' 장혜진 "그 힘든 걸 제가 해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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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리우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른 장혜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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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힘든 걸 제가 해냈네요." 올림픽 메달만큼이나 어렵다는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 '짱콩' 장혜진(31·LH)이 험난한 평가전을 1위로 통과하며 아시안게임 출전에 한 발 다가섰다.

장혜진은 16일 충북 진천선수촌 양궁장에서 끝난 2018년 양궁 국가대표 2차 평가전에서 1위에 올랐다. 전날까지 이은경(순천시청)과 나란히 17점을 기록했던 장혜진은 이날 열린 4회전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해 선두로 올라섰다. 1차 평가전 2위(7점), 2차 평가전 1위(8점)에 지난해 세계선수권 포인트(2점)까지 더한 장혜진은 이은경(15점)을 제치고 종합 1위에 올랐다. 강채영(경희대·11점)과 정다소미(현대백화점·10점)는 3,4위로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획득했다. 장혜진은 "겨울 동안 열심히 훈련했고,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되 기쁘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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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아시안게임 여자 양궁 국가대표로 선발된 장혜진-정다소미-강채영-이은경(왼쪽부터). 진천=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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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선발전은 힘들기로 소문나 있다. 전년도 국가대표(8명)가 아닌 선수들은 재야선발전을 통해 남녀 각각 12명을 걸러낸다. 여기에 국가대표 8명이 합류해 다시 상위 8위 안에 들어야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국가대표가 되도 끝이 아니다. 국제대회에 나가려면 평가전에서 4위 안에 들어야 한다. 제 아무리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스타라도 떨어지기 일쑤다. 이번 선발전에서도 리우 올림픽 남자 2관왕 구본찬(현대제철)과 올림픽 금메달 3개를 따낸 기보배(광주광역시청)이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장혜진은 "선발전은 몇 달 동안 치러지기 때문에 더욱 힘들다"고 했다. 이어 드라마 '태양의 후예' 대사를 빌려 "그런데 그 힘든 걸 제가 해냈네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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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진이 리우올림픽 때 하고 다녔던 '짱콩' 액세서리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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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진은 늦깎이 스타다. 2010년부터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유독 메이저 대회에선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선 선발전 4위에 머물러 3위까지 주어지는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2016 리우 올림픽에선 2관왕에 오르며 간판 선수로 부상했다. 키가 1m58㎝인 그는 '짱콩(땅콩 중에서 짱이 되라는 뜻)'이라는 글자가 씌어진 액세서리를 하고 다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장혜진은 "지금도 활케이스에 붙이고 다닌다"고 웃었다. 그는 "선발전이 힘들긴 하지만 배우는 점들이 많아. 국제대회에서도 '이 힘든 걸 이겼는데'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런 장혜진에게도 아시안게임은 아직 밟지 못한 고지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선 금메달을 따냈지만 개인전 결승에서 정다소미에 져 은메달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장혜진은 "솔직히 욕심이 안 난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인천에서 은메달이었기 때문에 이번엔 개인전 금메달에 도전하고 싶다. 신설된 혼성전에서도 금메달을 따 3관왕까지 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장혜진에겐 또 하나의 목표도 있다. 박성현 이후 누구도 이루지 못한 그랜드슬램이다. 이미 올림픽과 아시아선수권 정상에 오른 장혜진은 8월 아시안게임과 내년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를 경우 역대 두 번째로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장혜진은 "오늘 활을 쏘면서 문득 (그랜드슬램) 생각이 났다. 단체전에선 그랜드슬램을 했는데 개인전에서도 이뤄보고 싶다는 꿈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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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정다소미(오른쪽)와 은메달을 획득한 장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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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쉬운 목표가 아니다. 우선 치열한 국내 선수들끼리의 경쟁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선발전 1위 선수라고 해서 개인전, 혼성전에 무조건 나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양궁협회는 선발전 성적(20점 만점)에 세 차례 월드컵 성적(각 10점), 그리고 아시안게임 예선(20점) 성적을 더해 최종 멤버를 선발한다. 1위는 개인전-혼성전-단체전, 2위는 개인전과 단체전, 3위는 단체전에 나선다. 4위가 될 경우 아예 메달 도전조차 할 수 없다. 장혜진은 "누가 나갈지는 모르지만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솔직히 다른 선수보다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당장 다음날부터 장혜진은 준비에 들어간다. 다음 주에 중국에서 1차 월드컵이 열리기 때문이다.

올림픽 이후에도 장혜진은 흐트러지지 않고 2년간 대표팀을 맏언니로써 지켰다. 장혜진은 "올림픽 이후 팬들이 생겼다. 많이 응원해주시고 경기장까지 찾아와주신다. 그런 감사함에 보답하는 건 내가 활을 잘 쏘는 것 뿐이라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올림픽 메달은 지나간 일이다. 새롭게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지금을 즐기겠다"고 했다.

진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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