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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지나…“정부는 세월호를 기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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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4주기 영결·추도식

정부 차원 첫 영결식…총리 “교훈 깊이 새길 것”

안산·진도 등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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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기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강당. 세월호 4주기를 맞아 학생들이 ‘다시 봄, 기억을 품다’의 주제로 준비한 추도식은 눈물바다였다. 노란색 리본을 단 학생들은 별이 된 선배와 선생님들을 위한 편지 낭독 행사를 준비했다. 강당 곳곳에서는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가장 먼저 편지를 읽은 한 여학생은 “제가 당시의 선배님 나이가 돼 보니 기대하며 (수학여행을) 가셨을 마음에 공감된다”면서 “그날에 대해 생각하면 너무나 잔인하고 끔찍해 절대 지울 수 없는 가슴 아픈 순간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희생자 중 한 명이 오빠라는 한 재학생의 편지는 다른 여학생이 대신 읽었다. 이 학생은 “오빠를 못 본 지도 벌써 4년이 흘렀는데 아직도 그날이 생생하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오빠가 없는 일상들이 익숙해져 가는 게 싫은데 어느덧 나도 19살이 됐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날 안산 지역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 물결로 가득 찼다. 합동 영결·추도식에 앞서 고잔역을 출발해 기억교실이 있는 안산교육지원청~단원고~추모공원 부지~화랑유원지 내 합동분향소까지 걷는 추모 행진이 진행됐다. 1000여명의 시민들은 ‘기억하고 행동하겠습니다’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거나 노란색 팔찌와 손수건 등 세월호를 상징하는 추모 물품을 착용했다. 시민들은 행진 중 단원고에 이르자 정문 주변에 헌화하면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고, 추모공원 부지에서는 바람개비를 꽂는 퍼포먼스를 통해 추모공원의 조속한 건립을 기원했다.

합동 영결·추도식이 열린 안산 화랑유원지는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붐볐다. 무대 앞에 마련된 5000여석이 가득 차 일부 추모객들은 양옆에 늘어서서 행사를 보거나 돗자리를 펼쳐 앉기도 했다. 정부 차원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영결식을 치른 것은 참사 이후 처음이다. 추도식에는 희생자 유가족들을 비롯해 이낙연 국무총리,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정부 인사들과 정당 대표들, 단원고 학생들과 시민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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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는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면서 “진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주장하는 짓이 얼마나 잔인한 범죄인지를 알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안산과 인천과 진도에서는 기억과 치유와 안전을 위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세월호를 늘 기억하며, 참사의 진실을 완전히 규명하고, 그 교훈을 깊게 새기면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명선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세월호 침몰과 구조 단계에 대한 원인과 책임은 다시 규명돼야 한다”며 “오늘 합동 영결·추도식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들딸들아,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구나.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에 대한 염원은 못난 부모들에게 맡기고 이제는 고통 없는 그곳에서 편히 쉬기를 바란다”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4년 전 ‘기다림의 공간’이던 전남 진도체육관에서도 추도식이 열렸다. 추도식은 미수습자 5명 등 희생자 304명의 넋을 기리는 진도씻김굿 공연으로 시작됐다. 박주희양(조도고 2년)은 추모 편지에서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던 바다 한가운데서, 수학여행을 떠난 언니·오빠들이 버려진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며 울먹였다. 동생·조카를 잃은 미수습자 가족 권오복씨(63)는 “다시 봄이 왔지만 여전히 시간은 그날에 멈춰있다”면서 “동생과 조카가 수습되기를 기다리며 3년7개월 동안 세월호 현장에서 떠나지 않았다. 세월호 선체가 직립하고 선체수색이 재개될 때까지 목포신항에서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희생자 안치소’가 됐던 팽목항에서도 원불교 추모법회와 시민단체의 추모행사가 펼쳐졌다. 노란 깃발과 리본이 휘날리는 방파제에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최인진·배명재·박준철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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